송준영 교수 "팍스로비드 못쓰는 환자군 많아, 대안 필요"
올 겨울 코로나19 재유행이 점쳐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 부재로 인해 치료 사각지대가 발생할 것이라는 의료계의 경고가 나왔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 리토나비르), 렉키로나(성분 레그단비맙), 베클루리(성분 렘데시비르), 라게브리오(성분 몰루피라비르)가 있다.
이중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약제는 팍스로비드, 렉키로나, 베클루리 등이며, 라게브리오는 긴급사용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급여권에 진입한 약물은 팍스로비드와 베클루리 단 2개 품목이다.
2개 약물의 급여 진입으로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라게브리오의 입지는 더 좁아진 상태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4일 전진숙 의원이 주최한 '국가 감염병 관리정책' 토론회에서 "라게브리오가 허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품절이 되면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기저질환자들이 쓰던 라게브리오의 국가 비축분을 다 쓰게 되면 더 이상 쓰게 될 약이 없다"면서 "정부는 베클루리로 환자 커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보완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긴급승인된 약제는 급여가 될 수 없다"면서 "지금은 재난 상황이라 간신히 쓰고 있지만 (제약사가)허가를 취하할 경우 더 이상 구입할 수 없는 약이 되고 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당장 내년 여름이 되면 팍스로비드를 써야 할 기저질환자들에겐 쓸 약이 없게 될 것"이라면서 "렘데시비의 (고위험군)경증 사용이라도 빨리 문(급여)을 열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팍스로비드를 못 먹는 환자군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고지혈증, 위장장애 환자들은 치료 할 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질병청은 올해 여름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경구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처방 기준을 안내한 바 있다.
이들 약제 투여 대상은 60세 이상 또는 12세 이상이면서 면역 저하자 또는 기저질환 환자(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만성 폐질환,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 신경발달장애 또는 정신질환자)다.
한편 라게브리오는 2023년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 종료와 함께 시장성이 저하되면서 유럽 시장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한국MSD측은 "라게브리오가 긴급사용승인(EUA) 하에 처방이 필요한 국내 환자분들에게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 및 보건 당국과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