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통해 피로·수혈 감소 입증…"PNH 약제 중 이점 명확" 평가
희귀질환인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은 혈액 내 유전적 돌연변이(PIGA)가 적혈구의 단백질 발현을 방해해 생기는 혈액 질환으로 전 세계 유병율은 인구 100만명 당 10~20만명 꼴이다. 국내 환자 수는 대략 5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C5억제제인 솔리리스(성분 에쿨리주맙)와 솔리리스에 비해 투여 간격이 줄어든 울토미리스(성분 라불리주맙)의 등장으로 환자들의 주요 중상인 혈관 내 용혈(IVH)을 방지해 왔으나 여전히 빈혈과 피로 등 주요 증상을 부담져야 했다.
최근에서 PNH의 또 다른 발생 요인인 혈관 외 용혈(EVH, Extravascular Hemolysis)까지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B인자 억제제 파발타(성분 입타코판)가 등장하며 새로운 시장 변화 바람을 불고 있다.
파발타는 기존 C5억제제가 가졌던 오랜 투여 시간, 극심한 피로감과 잦은 수혈의 부담까지 말끔하게 해결한 경구제로 급여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5일 한국노바티스가 개최한 '노바티스 오픈 캠퍼스'에서 장준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5억제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EVH가 발생할 수 있었고, 환자들은 이로 인해 여전히 극심한 빈혈과 이로 인한 수혈을 해야 했다"면서 "C5억제제 사용 환자의 25%에서 EVH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환자들이 치료제를 써도 지속적인 빈혈과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는 부분"이라면서 "미국의 연구에서 환자들에게 C5억제제를 써도 70% 환자에서 헤모글로빈 증가가 정상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C5억제제를 받는 환자의 40% 가까이는 지속적인 빈혈로 인해 수혈을 받아야 했다"면서 "수혈 의존성이 문제가 돼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C5억제제를 투여 받는 환자의 75~89%가 피로감을 경험하고, 치료제 투여 역시 2주 마다 4시간 혹은 8주마다 5시간 30분이나 소요된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출시된 파발타는 IVH와 EVH를 모두 조절해 포괄적인 용혈 조절을 보였고, 이로 인해 환자들은 헤모글로빌 수치 정상화, LDH수치 정상화, 수혈 의존성 극복, 일반인 수준으로 피로가 감소되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파발타의 등장은 보체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골수부전의 영향이라고 생각했던 피로와 잦은 수혈의 원인이 임상을 통해 혈관외용혈 때문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파발타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PPOINT-PNH 임상에서 환자 5명 중 3명은 치료 1주 차부터 헤모글로빈 수치가 증가해 정상화를 보였다. 또 92% 환자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헤모글로빈 수 증가를 보였고, 98%가 수혈 의존성을 극복했다. 이러한 결과는 48주의 연장 연구 기간 동안에도 유지됐다.
파발타는 치료 초기부터 LDH를 정상 범위로 감소시켜 IVH 조절 효과를 확인했다. 2주 차부터 감소한 LDH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24주 차 시점에도 기준치를 밑돌았다.
또 치료 초기부터 ARC를 정상 범위로 감소시켜 포괄적인 용혈 조절 효과도 확인했다. 임상적으로 유의한 ARC 감소가 1주 차부터 24주 차까지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파발타 치료를 통한 빈혈 개선과 수혈 의존성 극복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피로도 감소에 기여했다. 12주 차 시점부터는 건강한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까지 피로도가 개선됐다.
파발타는 수혈 없이 헤모글로빈 수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결과도 임상을 통해 확인했다.
C5 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PPLY-PNH 임상에서 환자들은 4주 차부터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화됐고 24주 차까지 효과가 이어졌다.
환자 3명 중 2명에게서 이런 헤모글로빈 정상화가 확인됐다. 또한 5명 중 4명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헤모글로빈 수 증가를 보였고 95%의 환자가 수혈 의존성을 극복했다.
헤모글로빈 정상화는 48주의 연장연구 기간에도 유지됐다. 해당 연구에서 C5 억제제 복용을 지속하던 환자들은 24주 시점에 파발타로 전환했는데, 이들의 헤모글로빈 수치는 빠르게 증가해 초기 전환군과 비슷한 수치에 도달했다.
파발타로 치료법을 바꾼 환자들은 건강한 일반인 수준으로 피로도를 회복했다. 일반인의 FACIT 점수는 43.6점인데, 파발타 복용 환자는 이에 근접한 43.3점을 보였다.
장준호 교수는 "파발타는 하루 2회 투여하게 되는데, 복용 환자들은 1~2주가 지나면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올라가면서 정상인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되는 약제로 환자들의 일상 화복에도 도움이 되는 약제"라고 평가하면서 "기존 약제 대비 편의성 및 효과 문제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1~2차 치료제로 급여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울토미리스와 비슷한 혹은 좀 더 낮은 약가로 급여 등재될 수 있다면, 치료 패러다임은 파발타로 완전히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