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 호출된 아토피치료제 교체투여 금지..."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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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 호출된 아토피치료제 교체투여 금지..."누구를 위한 것인가"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10.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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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조은 대표 "부작용 있어도 다른 약 쓰려면 3개월 간 고통 감내해야"
"환자 현실 파악해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 달라"
조규홍 장관 "심평원에서 적극 검토할 것이란 얘기 들었다"

중증아토피치료제 교체투여를 금지하는 약제급여 기준이 국정감사장에 호출됐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약제가 6개가 존재하지만 교체 투여 금지로 부작용이 있어도 환자들이 쓰던 약 외에 다른 약을 쓸 수 없다며, 급여기준을 신속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감장에서 제기된 요구사항이었다. 

박조은 중증아토피연합회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2일차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호소했다.

앞서 박 대표를 참고인으로 부른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약(치료제)이 다수 개발되고, 치료비 지원 등으로 중증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치료환경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되됐다고 들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개선해야 될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제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효과가 없어도 의약품을 그대로 쓸 수밖에 없거나 치료제를 바꾸려면 최소한 3개월간 치료 없이 다시 (이전) 상태로 악화시켜야만 가능하다라는 말을 들었다.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중증아토피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단순히 피부가 조금 가려운 정도가 아니고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가렵고 아프고 진물이 나고 피가 나는 난치성 피부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와 산정특례가 적용되면서 100만 원 이상의 가격이었던 치료제를 7만 원 선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현재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약은 6개까지 늘었다. 그런데 이 약들은 가격도, 효과도 다 다르다. 어떤 약이 나한테 잘 맞을지 써 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약이 있어도 다른 약으로 바꿨을 수가 없다"고 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건강보험과 산정특례를 적용해 주는 약은 처음 선택한 1개뿐이다. 심한 부작용이나 효과가 없어서 다른 치료제로 변경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급여와 산정특례 기준을 맞추기 위해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교체투여 금지 기준 때문이다.

박 대표는 "중증아토피연합회 소속 환자분 중에는 저보다 더 심각한 분들이 많다. 목이나 팔다리 등 접히는 관절 부분에 난 진물이 굳어서 목을 움직이지 못하면 식사조차 어려워서 빨대로 죽을 먹는 분도 있다. 중증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백내장 망막방리 실명 상태인 환자도 있다. 그런데 그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3개월간) 다시 돌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는 환자가 과연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반면 중증 아토피 폐부염과 유사한 피부질환인 건선환자들은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 다른 약제로 바꿔 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약을 계속 써야 한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고 유사한 피부질환에서는 가능한 데 아토피피부염은 안되는 게 납득하기가 힘들다. 정부가 환자들의 현실을 잘 파악해서 치료에 환자들이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지난 9월 토론회 때 패널로 참석한 심평원에서 약을 바꿨었을 때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런 데이터 없이 교차 투여가 허용됐던 질병 사례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데이터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지금 이 시간에도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은데, 데이터를 만들어서 검증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지 굉장히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전진숙 의원은 박 대표 진술을 이어 받아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교차 투여 허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이 고통받는 현실을 (조규홍 장관이) 충분히 들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것에 대한 대책을 세우셔야 될 것 같다. 그래서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적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될 것 같다"면, 조 장관의 입장을 물었다.

조 장관은 "교체 투여가 왜 문제가 되는지 잘 이해를 못 했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 아마 지금 근거가 계속 쌓이고 있나 보다. 그래서 심평원에서도 적극 검토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종감감사 전에 의원실에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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