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가 전하는 병원계 단신-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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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보이스가 전하는 병원계 단신-11월 14일]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11.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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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 개소 "항생제내성 공동연구 글로벌 허브 도약"

한림대학교 성심병원(병원장 김형수)은 11월 13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 제2별관 5층 일송문화홀에서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Hallym International Antibiotic Resistance Center, HIARC) 개소식을 개최했다.

개소식에는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에바 티엔수 얀슨 부총장, 댄 안데르손 웁살라항생제센터장과 학교법인일송학원 윤희성 이사장, 한림대학교의료원 김용선 의료원장, 한림대학교 유경호 의과대학장,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김형수 병원장 등 내외빈 80명이 참석했다.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는 김용균 교수(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장)를 센터장으로 감염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임상약리학과, 미생물학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 의료진과 한림대학교 인공지능융합학부로 구성된 항생제내성 전문 ‘다학제 융합 연구 센터’다. 앞으로 정밀 항생제 치료 연구와 병원체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국제 항생제내성 연구 네트워크 조성 등을 통해 국내외 항생제내성 문제 해결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한다.

한림대성심병원은 글로벌 항생제내성 공동연구 허브로의 도약을 위해 국내외 항생제내성 및 정밀 항생제 치료 연구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이 보유한 국내 최고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력과 산하 5개 병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등 항생제내성 연구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이미 올해 2월부터 세계적 항생제 연구기관인 스웨덴 웁살라항생제센터(Uppsala Antibiotic Center, UAC),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세계 최초로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 신속진단도구(제품명: CombiANT, 콤비안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제내성균 감염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풀어야 하는 의료계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제내성균이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진 균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거의 없거나 일부 항생제로만 치료할 수 있어 개인화된 맞춤 치료나 하나 이상의 항생제를 처방하는 병합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항생제들로 병합 치료를 할 때,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처방 기준이 없고 항생제 간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고 치료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이번 공동연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더 나은 치료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한림대의료원이 보유한 빅데이터 시스템과 병원 네트워크, 웁살라항생제센터가 보유한 기술력, 서울아산병원의 연구력 등을 결합해 콤비안트 상용화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콤비안트는 어떤 항생제 병합 조합이 치료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신속하게 알 수 있어 개인 맞춤 항생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또 필요한 항생제만 사용하는 덕분에 오남용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는 항생제내성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 김용균 센터장은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2024 BrainLink 기술교류회: 글로벌 항생제내성에 대한 공동연구 뉴이니셔티브’에서 연구발표를 진행한다.

BrainLink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해외 석학과 국내 연구자 간 국제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운영 중인 우수연구자교류지원사업이다. 이번 BrainLink 기술교류회에는 국내외 석학들이 대거 참여한다. 항생제내성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미국 듀크대학교 밴스 개리슨 파울러(Vance G. Fowler)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빅터 니제트(Victor Nizet) 교수,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댄 안데르손(Dan Andersson) 교수, 서울아산병원 김양수 교수 등 5개국에서 47명의 항생제내성 전문가가 함께 자리한다.

이날 김 센터장은 한림국제항생제내성센터와 웁살라대학교, 서울아산병원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균혈증에 대한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 치료 국제 공동연구’에 대해 발표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30%에 달하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균혈증을 개인 맞춤 항생제 병합으로 치료했을 때 균혈증의 기간 단축뿐 아니라 사망률 또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용균 센터장은 이 자리에서 발표를 통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세계적인 감염학 권위자들과 공동연구 네트워크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세종충남대병원

세종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위기대응 전담인력 역량 강화 교육

세종충남대학교병원(원장 권계철)이 위탁 운영하는 세종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11월 13일(수) 경찰과 소방 등 관내 위기대응 전담인력 32명을 대상으로 ‘비자살적 자해의 이해와 개입’을 주제로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비자살적 자해의 이해와 개입 교육은 위기대응 현장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10~20대 세대의 자해행동과 관련해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가 해야 하는 효과적인 개입 방법을 습득할 수 있는 위기개입 교육이다.

이날 교육은 비자살적 자해행동의 이해, 자해의 위기평가, 위기개입자의 역할과 태도, 비자살적 자해 위기개입의 실제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위기대응 전담인력이 비자살적 자해행동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개입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됐다.

세종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번 교육을 통해 경찰과 소방 및 민관 관계기관 전문가들의 현장 위기대응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위기대응 상황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법을 익히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교육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24시간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및 자살유족 핫라인(044-864-1099)을 운영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최성화 교수, 남동구 보건소에서 부정맥 건강강좌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은 12일 인천 남동구 보건소에서 시민 건강증진을 위한 찾아가는 건강강좌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은 ‘부정맥(심방세동)과 심장건강’을 주제로 심장내과 최성화 교수가 진행했다. 보건소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심장건강에 관심을 갖고 강연을 경청했다. 

부정맥은 심장을 작동하게 하는 전기 자극이 잘 이뤄지지 않아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고, 불규칙하게 되는 질환이다. 

비정상적인 박동으로 인해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경미한 증상을 겪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호흡곤란, 현기증, 심장마비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노인 연령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부정맥은 계속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짧은 시간 나타났다가 사라져 확인하기 어렵고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노인들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통해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은 지역 내 보건소 등 공공시설과 연계해 찾아가는 건강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영양 등 만성질환 및 암 예방과 관리 등 다양한 주제에서 올바른 의학정보를 전달하며 지역 주민들과 건강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조영진-윤민재 교수팀, 인공지능 급성 심부전 환자 예후 진단 '입증'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조영진·윤민재·최동주 교수, 응급의학과 김중희 교수 연구팀(세브란스병원 이찬주·강석민 교수 공동 연구)은 심전도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급성 심부전 환자의 장단기 예후를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장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으로 신체 조직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심부전은 호흡곤란을 비롯해 극심한 피로감과 운동능력 저하, 부종 등을 유발하며, 치료를 받더라도 재입원, 사망 등의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심부전을 진단하고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심전도, 흉부 X선, 심장 초음파 등을 비롯해 심장 MRI와 같은 정밀 검사가 시행되는데, 시간, 비용 등의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임상 현장에서 이러한 검사들이 충분히 활용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연구팀은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파장 형태로 기록하는 심전도(ECG) 검사 결과 4만 7천여 건을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 심전도 결과를 기반으로 급성 심부전 환자의 상태를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심전도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게 시행 가능하고, 저렴한 비용에 검사 결과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특히 심장 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활용성이 높다.

연구팀은 심장 쇼크, 심정지, 좌심실 박출률 감소 등 여러 가지 긴급한 심장 관련 지표를 숫자로 나타내는 AI 기반 정량적 심전도(QCG)를 통해 급성 심부전 환자의 예후를 정밀하게 예측하고자 했으며, 분당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1,254명의 급성 심부전 환자에게 이를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입원 중 심장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예측하는 데 있어 피검사(NT-proBNP)나 심초음파 좌심실 박출률 등의 바이오마커보다 연구팀이 개발한 AI 기반 정량적 심전도의 예측률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기 사망률 예측에 있어서도 정량적 심전도의 예측력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정밀 검사 없이 예후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심부전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심전도 분석 결과를 간편하고 편리하게 예후 예측에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해 의미가 깊다.

조영진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해 간편한 심전도 검사만으로도 심부전 환자의 예후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인공지능에 기반한 심전도의 활용을 고도화해 심장병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으며, 연구팀의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분석 솔루션은 ‘ECG Buddy’라는 이름으로 개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 2등급 의료기기로 인허가를 받고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선정, 실제 현장에서 사용 중에 있다.

ECG Buddy는 이번 연구 외에도 안정형 협심증 환자의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등 다양한 심장 질환에서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되고 있다. 

■온종합병원

'세 번째 스무 살' 베테랑 간호사들, 은퇴 간호사 영입 현장 지원

지역 종합병원들이 의정갈등에 따른 대학병원 진료 차질로 갑자기 입원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업무가 가중된 간호사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며 임상현장을 떠나는 바람에 고질적인 간호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 온종합병원이 최근 몇 년 전부터 대학병원 은퇴간호사들을 적극 영입해 간호사 구인난의 숨통을 터고 있다.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에는 11월 13일 현재 고객지원센터 정복선 간호사를 비롯해, 내시경실, 수술실, 장기이식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등에서 모두 7명의 은퇴간호사들이 재취업해 ‘세 번째 스무 살’의 간호사 삶을 살고 있다.

올해로 입사 3년차인 베테랑 새내기(?)인 A간호사는 지난 2022년 부산의 모 대학병원에서 정년퇴직한 후 온종합병원 내시경실에서 다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A 간호사는 매일 이른 아침부터 검사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미소로 다가가 검사 전 주의사항들을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전날 밤부터 금식을 해서 공복인데다, 혹시 검사하면서 나쁜 병이라도 발견될까 조바심 내는 환자들을 부드럽게 달래준다.  

내시경검사 진행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여 의료진에게 연락하고 환자들을 대기시키는 일까지, 검사 이후엔 수면마취 탓에 주치의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에게 재차 결과를 들려주고 외래 예약까지 도와준다.

A 간호사는 “하루 50여 건을 치르다 보면 파김치가 되고 의사인 아들도 제발 쉬시라고 하지만, 은퇴하고도 의료현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혜택 받은 직업인 아니겠느냐”고 감사해했다. 

온종합병원 중앙수술실의 회복실에서 일하는 B 간호사도 대학병원 출신 은퇴간호사로 재취업했다. 3년 전부터 회복실에서 후배들과 손발을 맞추고 일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잠시 떠났다가, 최근 다시 임상현장으로 돌아오자 후배들이 반가워서 B 간호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릴 만큼 정도 신구세대의 관계가 돈독하다. 연차가 낮은 간호사들은 자식뻘이어서 B 간호사는 후배들을 엄마 리더십으로 대한다. 

역시 수술실에서 일하고 있는 C 간호사도 수십 년 대학병원 수술실 간호사를 거쳤으며, 잠시 대학에서 예비간호사들을 가르치다가 다시 임상 현장이 그리워서 ‘친정 같은’ 수술실로 돌아왔다. 대학병원 근무 시 고난도 수술에 많이 참여한 경험을 살려, C 간호사는 연차가 낮은 후배들이 수술 도중 당황해하면 의료진과의 소통에 나서 중재 역할을 자임한다. 한참 후배인 수간호사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수술실 후배 간호사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고 다독여준다.

부산대병원에서 정년퇴직한 정복선 간호사는 올해로 온종합병원 고객지원센터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다. 고객지원센터는 환자 안내에서부터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과의 진료 협력 업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고객 치다꺼리를 도맡아 한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들을 외래진료실이나 각종 검사실로 직접 모시고 다니면서도 정 간호사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의료법인 온종합병원 간호이사직을 맡아 후배 간호부장과 함께 젊은 간호사들의 멘토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정복선 간호사는 “병원은 이제 최고의 서비스를 베풀어야 하는 직장이 됐다”며 “높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원 내 어느 한 곳에서 불친절하게 되면 환자들은 ‘불편한 병원’이라고 치부해버린다”며 체력이 닿는 한 환자들 곁에서 의료현장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간호사 중 은퇴 후 재취업한 간호사는 약 2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면허 간호사 수의 약 5.2%에 해당한다. 하지만 은퇴 후 재취업 간호사의 근무지는 요양병원, 요양원, 보건소 등이며, 급성기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대한간호협회의 '간호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면허등록 간호사 수는 41만 4983명에 달하지만, 임상 간호사 비중은 53%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면허를 가진 48만 1,000명 중 양호교사, 119구급대 등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 간호사도 있지만 쉬고 있는 장롱면허자가 10만 6,000명으로 추산된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부산대병원 병원장)은 “의료의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지역 종합병원들은 해가 갈수록 간호사 구인난이 시달리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대학병원에서 은퇴한 베테랑 간호사들의 지역 종합병원 재취업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라며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정년도 연장되는 상황인 만큼 은퇴간호사들의 재취업을 적극 호소했다.

온종합병원은 지역 종합병원으로서는 드물게 지난해 700병상을 허가받았으나, 간호사 구인난으로 풀 베드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어 내년 2025년 상반기까지 모두 300명의 간호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힘찬병원

필연적 합병증 있는 당뇨병, 갑작스런 혈당 쇼크 경계해야

매년 11월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당뇨연맹(IDF)이 당뇨병의 위험성과 예방,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제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이라 불리는 생활습관병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당뇨병도 그중 하나로 질병 자체보다 그에 동반된 필연적인 합병증을 강조하는데,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쇼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로 약 533만 명에 달하고 당뇨 전단계도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연령별로는 50대 남성 당뇨병 유병자가 30.1%로 가장 많고, 70세 이상 여성 당뇨병 유병자는 41.2%로 가장 많은 비율로 고령 당뇨 환자의 수가 많았다. 

그런데 약 30만 명의 청년들도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당뇨병은 몸 안의 혈당이 올라가서 장기가 손상되는 만성질환”이라며 “합병증 관리와 함께 혈당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높거나 낮아져 발생하는 당뇨병 쇼크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작위 혈당이 200㎎/㎗ 이상, 공복 혈당이 126㎎/㎗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고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의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신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당뇨병에 의해 유발된다. 원칙적으로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모두 고혈당에 해당되는데 과로나 스트레스, 과음, 감염 등 비당뇨적 원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 환자가 평소보다 탄수화물 식사나 간식 섭취를 많이 하고 활동량이 적을 때, 처방된 약을 정확한 시간에 복용하지 않았을 때, 인슐린 보관이 잘못됐거나 유효기간이 지났을 때, 심한 스트레스와 질병, 상처, 염증 등이 있을 때 고혈당이 유발된다. 고혈당은 혈당이 180㎎/㎗ 이상 계속 높아질 때 발생하며 혈관에서 체내 수분을 흡수하고 서서히 당이 소변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이때 피로감과 잦은 소변, 극심한 공복감, 피부 및 구강의 건조, 시야 흐림 등 이상 증상이 생기게 된다. 여기서 더 심해져 혈당 수치가 300㎎/㎗을 넘기면 의식이 저하되고 탈수, 무기력, 호흡곤란, 혼수상태 등 의식변화가 일어난다.

250㎎/㎗ 이상의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라는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혈당이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몸에 해로운 케톤산이 발생하고 오심, 구토, 복통, 설사, 호흡곤란 등 위급한 증상이 발생해 쇼크에 빠지는 상태다. 또 고혈당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탈수로 인해 장기의 기능 저하,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되며 심정지가 오기도 한다. 고령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극한으로 올라가 500㎎/㎗ 이상이 될 경우 고삼투성 고혈당상태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저혈당은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70㎎/㎗ 이하인 상태다. 저혈당이 되면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거나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떨리다가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멀미하듯 불쾌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발생하는 저혈당 쇼크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과다 투여하거나 불규칙하게 식사를 할 때,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과도한 음주 시 유발된다.

저혈당도 고혈당만큼이나 위험하다. 혈당 수치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쇼크 위험이 더 커지는데, 의식을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으로, 저혈당으로 인해 뇌에 포도당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의식이 흐려지게 되고 의식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과일주스, 캔디, 초콜릿 등 흡수될 수 있는 당분을 즉시 섭취해 주고, 이미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적정한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 혈당 수치를 규칙적으로 측정해 모니터링하면서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식단 관리도 중요한데, 정제된 당분과 인스턴트 음식, 액상과당 등은 피하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적당한 양의 균일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도 병행하면 혈당 관리가 수월한데, 운동 전후에도 혈당을 측정해 강도를 조정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당뇨병은 혈당 조절, 합병증 예방 등을 모두 잘 관리해야 한다”라며 “당뇨병 유병자 중 50% 넘게 비만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심혈관, 신장, 눈 등 관련이 있는 신체 건강도 살피면서 쇼크 의심 증상이 생기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김호진 교수팀, 자가 폐동맥 판막 이식 '로스' 수술 성공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으로 손상된 대동맥 판막을 대체하는 ‘로스(ROSS)수술’을 최근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성인 환자에게 ROSS수술이 시행된 건 약 20년 만이다.

ROSS수술은 1967년 영국의 Donald N. Ross라는 의사가 개발한 대동맥 판막 질환 수술법으로,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 조직을 사용함으로써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며 재수술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맥 판막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그동안 기계판막 혹은 소·돼지 등의 동물 조직을 이용한 조직판막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질환을 치료해왔다. 

기계판막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혈전 발생 위험으로 인해 평생 항혈전제 복용이 필요하고, 조직판막은 수명이 10~15년으로 짧아 특히 젊은 환자에서 재수술의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많이 시행하는 대동맥 판막 스텐트 시술 역시 조직판막이기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시술이 필요해 고령 환자 중심으로 시술해왔다.

ROSS수술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수술로, 환자의 폐동맥 판막을 떼어내 대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하고, 비어 있는 폐동맥 판막 자리에는 폐동맥 동종판막조직(pulmonary homograft)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판막의 사용과 관련된 항혈전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고, 재수술 가능성도 낮아 젊은 환자들에게 특히 적합한 치료법이다. 

미국심장학회지 ‘JACC’에서 2017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ROSS수술 후 20년 장기생존율이 95%로, 기계판막으로 수술한 그룹의 68%보다 월등히 높게 나오는 등 ROSS 수술의 우수성을 밝혀주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부 메이저 병원을 중심으로 ROSS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들의 경우 임신을 고려해 항혈전제를 3~6개월만 복용하면 되는 조직판막을 우선 사용한 뒤 10~15년 후 재수술을 시행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ROSS수술의 도입으로 재수술 확률이 낮은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ROSS수술은 폐동맥 판막과 대동맥 판막을 동시에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된 기술과 조직 관리가 필수적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극소수 병원 의료진이 성인 ROSS수술을 시행했지만, 당시에는 동종판막 획득 후 보관하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감염 우려가 있었고, 기계판막과 조직판막 등의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수술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기증받은 동종판막조직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고, 환자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재수술에 대한 부담이나 항응고제 복용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술 방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내 조직은행을 통해 심장이식 수혜자로부터 기증받은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정해진 처리과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하고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조직 처리 과정은 약 8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항생제 및 냉동처리 과정 등을 통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진다. 매 과정마다 미생물 검사를 시행하며, 검사에 문제가 없다면 최대 10년 동안 보관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20년간 멈춰왔던 ROSS수술을 국내에서 다시 시행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김호진 교수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 

김호진 교수는 2021년부터 2년간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병원(Northwestern Memorial Hospital)에서 임상 전임의로 근무하며 ROSS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크리스토퍼 말레이즈리(Christopher Malaisrie) 교수에게 직접 수술 절차를 배우며 심화된 기술을 습득했다.

2023년 국내로 복귀한 후, 김호진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할 때마다 수혜자의 심장에서 온전한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확보하고 이를 보관하기 위해 직접 조직 처리 작업을 진행해왔다.

또한 수술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돼지 심장으로 ROSS수술 시뮬레이션을 다섯 차례나 진행하며 첫 수술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철저한 준비 과정과 학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크리스토퍼 말레이즈리 교수의 지원으로 지난 8월 말 첫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환자는 수술 후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부작용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다.

ROSS수술이 미국과 유럽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에서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는 대부분 심장이식 수술을 받는 수혜자로부터 기증받은 심장의 판막 조직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심장이식 수술 건수가 제한적이고, 기증이 적합한 심장 선별 또한 까다롭기 때문에 조직을 획득하고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다. 

또한 기증된 동종판막조직은 면역 거부반응 최소화 및 안전한 보관을 위해 세척 및 항생제 처리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감염이 발견되면 동종판막조직을 폐기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기증자의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제품화하고, 각 병원들은 이를 이용한 ROSS수술을 시행할 수 있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제품이 높은 가격 및 인체 조직으로 분류되어 수입 절차조차 확립되지 않아 아직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과거 한국공공조직은행에서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수요가 부족해 현재는 제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 조직에 대한 인식과 기증이 활발하지 않고 조직 획득 및 처리 과정이 쉽지 않다보니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 및 보관이 국내 ROSS수술 보급 및 확대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호진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ROSS수술이 재도입됨에 따라 젊은 대동맥 판막 질환 환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의 확보를 포함한 ROSS수술의 안정적인 시행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여 많은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제2차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 원외 대표협의체 개최

충남대학교병원 공공부문(공공부원장 이석구)은 지난 13일 관절염·재활센터에서 ‘2024년 제2차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 원외 대표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충남대학교병원 이석구 공공부원장) 및 위원 6인(▲대전광역시청 체육건강국장 ▲대전광역시 소방본부장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전보훈병원장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장 ▲대전광역시 보건소장협의회장 ▲대전광역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이 참석하여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 현황보고와 협력체계 확대를 주제로 상호 협력 및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석구 공공부원장은 “우리 병원이 대전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여야 함은 물론, 오늘과 같이 지역 내 기관들이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권역 책임의료기관인 충남대학교병원은 권역 내 필수의료 현황을 공유하고 기관 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 2회 회의를 개최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을 통해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퇴원환자 지역 연계 사업 ▲중증응급 이송·전원 및 진료협력 사업 ▲감염 및 환자안전관리 사업 ▲재활의료 및 지속관리 협력사업 ▲정신건강증진 협력사업 순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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