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영 연세암병원 교수-유승래 동덕약대 교수 주제발표
정승훈 면역항암환우회 이사 환자단체 입장서 토론
오창현 과장·김국희 실장·정해민 실장도 패널로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면역세포가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의 이른바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 10년이 됐다.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현저히 높이면서 부작용은 적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도 폐암과 말기 위암 등에서 높은 치료 성적을 입증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추세다.
면역항암제는 특히 기존에 치료 가능한 약제나 치료법이 없는 소수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등 치료 확장성이 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다. 면역항암제는 비싼 가격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환자들이 사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응증별로 이뤄지는 국내 급여평가로 인해 식약당국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아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환자들이 거리로 나서고, 온라인상으로 활동하면서 신속한 급여를 목놓아 외치는 이유다.
환자들과 가족들이 이렇게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에 나서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은 없을까. 윤석열 정부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신속등재제도'들을 도입했거나 시도하고 있다.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약제에 적용되는 60일 등재기간 단축제도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실시 시범사업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도들 또한 적응별로 평가가 이뤄져 면역항암제와 같이 적응증이 계속 확대되는 약제의 신속 급여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면역항암제와 같은 다적응증 약제에 적용할 수 있는 건강보험 관리제도로 '다년도 다적응증 관리계약'(MYMI, Multi-Year Multi-Indication agreements) 도입 필요성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주최하고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가 주관하는 '면역항암제 도입 10년, 성과와 과제' 정책토론회가 그 것이다. 이 행사는 오늘 20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후원기관이다.
이날 토론회는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가 좌장을 맡고, 라선영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와 유승래 교수(동덕여자대학교 약학대학)가 주제 발표한다. 이어 정승훈 이사(면역항암환우회), 오창현 과장(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김국희 실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정해민 실장(건강보험공단 약제관리실) 등이 주제발표에 대해 토론한다. 뉴스더보이스도 토론자로 함께 한다.
발표내용을 보면, 먼저 라선영 교수는 '면역항암제 도입 10년, 임상현자의 변화와 접근성 확대 필요'를 제목으로 발제한다. 라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면역항암제 개념과 원리, 다양한 암종에서의 임상적 효과, 국내 면역항암제 도입 현황, 비소세포폐암과 4기 위암 등에서 국내 사용 성적, 비급여 적응증과 현재 진행중인 임상연구들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현재 비급여 상태인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 필요성과 함께 확실한 생존개선을 입증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급여검토 절차를 개선해 환자들이 최선을 치료를 받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할 예정이다.
두번째 발표자인 유승래 교수의 발표제목은 '환자 접근성 제고 및 재정 지속 가능성을 위한 다적응증 면역항암제의 합리적 급여제도 운영방안'이다. 유 교수는 면역항암제 등 다적응증 약제 개요와 주요현황, 다적응증 약제에 대한 해외 제도 동향, 국내 현실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한다. 유 교수는 특히 새로운 제도 운영사례로 해외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년도 다적응증 관리계약'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어 결론적으로 다적응증 약제에 대한 급여관리 방안으로 적응증 기반 약가 결정(IBP, Indication based pricing) 방식을 기본적 방향으로, '다년도 다적응증 관리계약'을 보완적 방안으로 제안한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미리 보내온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소수 암종에서 면역항암제를 급여 적용해 보장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계약방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의미 있는 정책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도 이에 대해 깊이 검토해 소수 암종을 앓는 환자에 대한 보장성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