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정 해소 방안으로 공급중단 의약품 생산기업에 직접 시설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보조금이 지급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의무생산제도 도입한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수급불안정의약품 생산지원'을 내년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10억8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국회로 보냈다.
8일 복지부에 따르면 인건비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으로 필수의약품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가령 2022년 11월 조제용 아스트아미노펜, 같은 해 12월 일반의약품 감기약(가수요), 2023년 2월 멀미·변비·혈압약, 같은 해 6월 소아용 감기약 및 필수의약품 등이 부족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안전나라에 등록된 2023년 공급중단 의약품은 115개나 됐다. 특히 소아용, 희귀질환, 중증질환 필수의약품 및 항암제 등은 생산수량이 적고 단가가 높아서 기업들이 생산을 회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제 2023년 12월 기준 공급중단 또는 부족으로 보고된 의약품 432건(340품목) 중 국가필수의약품이 107건(81품목, 24.8%)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미국은 2022년 1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국방부에서 보건안보 차원에서 필요한 필수의약품은 정부지원을 통해 국내 생산을 장려하도록 했었다.
복지부의 이번 수급불안정의약품 생산지원 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추진되게 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수급불안정의약품 현황분석 자료를 보면, 의약품 공급중단 및 수급 불안정은 주로 원료 수급의 어려움, 판매부진에 따른 수익성 감소, 기업의 영세성 등이 주요 사유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이를 고려해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는 단기 및 중장기로 구분해 부족요인에 맞는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단기로는 공급중단 의약품 생산기업에게 시설 보조금을 지원해 의약품 생산을 재개하도록 해 희귀질환이나 소아용 중증질환 의약품 등 수급불안정 의약품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시설 및 장비 지원으로 공급된 수급불안정의약품에 대해서는 일정기간의 의무생산제를 추진하고, 최소한의 비축량을 확보해 적시 공급체계를 구축한다.
복지부는 일단 내년에는 1개 업체를 선정해 시설 및 장비비(9억원)를 지원하고, 수급불안정의약품 공급망 연구(1억8천만원)를 수행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