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 콜드체인, 소분, 관련 교육 등에 약사역할 더욱 빛나
황은정 양산부산대병원 약제부장, 예방접종센터 운영 소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게 일해야 하고 있어요."
지난달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관리에서 그림자처럼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 바로 병원약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에서 약사의 역할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없는 실정이다.
백신 보관부터 접종하기까지 안전하게 약을 관리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담당해야 하지만 이를 약사의 역할로 규정하지는 않았기 때문.
그래서 '코로나19 백신 안전하게 접종되고 있는가'와 '앞으로 접종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생긴다. 약사의 관리가 없는 상태에서 백신이 적정온도에 보관돼 소분되고 유효기간내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지 다시금 철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황은정 양산부산대병원 약제부장은 지난 1월부터 3월10일까지 양남권역 예방접종센터 지정부터 백신관리 준비와 운영 등에 대해 소개하고 보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안전한 백신접종'을 위해 약사의 의무적 배치를 주문했다.
황 약제부장은 예방접종센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 250개의 지역예방접종센터에는 최소 2명이상의 약사를 배치해야 보다 안전한 백신관리를 될 수 있을 것으로 제시했다.
백신관리 담당자는 백신보관과 취급관리, 백신-희석액 입출고와 보관, 보관장비 보관온도 관리, 장비보관 관리, 보관장비에서 백신 배치 및 표시, 회수 및 폐기, 보관장비 이상 등 사고 발생한 경우 조치 등을 담당해야 하기에 약사의 전문적인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황 약제부장은 "영남권역 예방접종센터를 준비하면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예방접종 모의훈련에 처음 약사 1명 등 총 2명이 참여했을 뿐"이라면서 "예방접종 모델에서 약사가 제외된 느낌이었다. 추후 지역센터 접종시에는 콜드체인 등 백신관리에서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산부산대병원내 설치된 예방접종센터에서의 백신 보관소 설치부터 백신의 안전과 관련 된 모든 것에서 약사가 적극적으로 참여,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데 없어서는 안됐다고 언급했다. 현재 양산부산대병원 예방접종센터의 백신관리에 약사 4명이 전담하고 있다.
이어 접종센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백신 보관실부터 냉장고, 조제실인 BSC설치, 이상반응 대비용 의약품 구비, 방범시설과 출입문, CCTV설치, 간호사에 대한 접종을 위한 희석 등에 대한 교육 등 다양한 준비를 했다. 황 약제부장은 "준비과정에서 최적의 백신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 마련에 많은 고심을 했다"며 "결과적으로는 국민에게 보다 안전하게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적 역할을 다한 것"고 말했다.
국민 앞에서 직접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백신관리의 최전방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그는 "지역센터에서 일할 분들이 백신관리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더욱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봤다"면서 "약사가 해야 하는 업무를 고유의 일이 아닌 간호사나 행정업무 등을 하시는 분에게 맡기기에는 너무 버거울 수 있다"고 밝히고 코로나19 접종현장에서 약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할 수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마약류 관리와 동일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황 약제부장은 "백신의 보관부터 적정온도를 유지하면서 소분하고, 다시 접종현장인 지역센터에서 이를 희석해 접종 전까지, 또 회수와 폐기 등 약의 전반적인 안전관리의 모든 부분은 결국 약사가 해야 한다"면서 "이후 지역센터가 체육관 등에 설치된다면 약의 안전한 보관과 관리할 수 있도록 백신전담 약사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영상 4도밖에 되지 않는 차가운 저온보관실에서 수시로 근무하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숨은 영웅들'. 약사들의 국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지적에 정부가 답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