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해 개발중인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을까?
식약처는 지난 7월 6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신약분과위원회 임상시험평가 소위원회(첨단바이오의약품 소분과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신청은 개인별 환자에 대해 주치의가 신청한 안건이었다.
회의내용은 알츠하이머병을 대상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대해 치료목적 사용 신청이 가능할지 아울러 그에 따른 비용 청구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타당하지 않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식약처는 이날 초기 단계 임상시험 중인 약제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 신청은 드물지만, 신청 시 임상 단계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지만 초기 임상 중인 약제 사용에 대해 치료목적 사용이 이례적이라서 중앙약심을 통해 치료목적 사용 타당성에 대해 자문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원들은 비임상 자료에서만 유효성이 증명되었고 임상시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의성 있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임상약의 치료목적 사용은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입을 모았다. 예방이 아닌 치료목적 사용이므로 최소한 인지능이 개선되는 부분이 있어야 된다고 본 것이다.
위원장도 "치료목적 사용의 입법 취지를 고려 시, 약제의 효과는 있으나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은 경우에 말기암 환자 등 긴급한 경우 동정적 사용 등을 통해 약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허가 전인 경우 등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사료된다"며 "동물 실험에서는 효과가 보였지만 임상시험에서 현재까지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료목적 사용이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뇌척수액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 등의 변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어 한 위원은 "해당 임상약의 2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인지기능 개선에 대해서는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뇌척수액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나 타우 단백질의 유의한 변화가 있었다고 나타났다"면서 "인지기능 개선은 증명하지 못했으나 CSF에서 알츠하이머 이상 단백질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즉 질병 표지자 개선이 있었으므로 치료를 지속하면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다른 위원은 "최근에 서로게이트 마커들이 치료 효과를 판정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서로게이트 마커만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는 않다. 약제 투여 시 임상적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FDA 승인된 약제도 서로게이트 마커만 효과 있었다면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밀로이드 표지자가 변화했다고 해도 이러한 경우 임상약을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임상 연구를 통해 효과를 밝혀야 하는 것이며 임상을 통해 증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위원장은 "해당 임상약이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며 임상시험에서 환자 수가 제한적이었으므로 환자군·수 확대, 용량 확대 시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임상시험의 제한이 아닌 비용 부담 하의 치료목적 사용에 대한 타당성이므로 그 부분에 대해 타당성을 인정하지 못한 것이며 추가적 임상 등을 통해 연구 필요하며 이 경우 환자에게 치료비 부담하지 아니하고 추가 탐색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임상약 치료목적 사용 시 청구 비용이 타당한지에 대한 것도 치료목적 사용이 타당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만큼 이 또한 성립되지 않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비용 문제의 경우 국제적인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도 비용 청구 시 진료행위로 보며 임상시험으로 보지 않는다고 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