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금 최대 75% 감경해 주는데"...불법개설기관 자진신고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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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금 최대 75% 감경해 주는데"...불법개설기관 자진신고 '부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3.05.0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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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의료기관지원실장 "법 시행 후 3명 감경특례 적용받아"
공단 행정조사·수사 개시 전 증거자료 제공 시 해당
"불처벌의견서 제출...형사처벌 완화 지원"
김문수 공단 의료기관지원실장
김문수 공단 의료기관지원실장

건강보험공단이 2009년 이후 지난 14년 동안 사무장병원이나 면대약국 등 사무장약국을 적발해 부당이득으로 환수결정한 금액은 3조341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징수율은 평균 6.54%에 그쳐 3조1228억원은 미징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정부와 보험당국은 이런 불법개설기관으로 인한 재정누수를 차단하기 위해 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하는 입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2021년 1월 5일 시행된 불법개설기관 자진신고자 환수결정금액 감경 특례, 이른바 불법개설기관 '리니언시 제도' 도입도 같은 일환이었는데, 자진신고가 부진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건보공단 김문수 의료기관지원실장은 2일 열린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자진신고자 환수결정금액 감경 특례제도 현황을 설명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이 특례제도는 사회경험 부족 등으로 억울하게 불법개설에 가담한 의료인 등을 보호하고, 신고 활성화를 통해 불법개설기관을 근절하기 위해 도입됐다. 

불법개설기관 개설·운영 등 공동행위에 관여한 자가 공단의 행정조사 전 또는 수사기관의 수사개시 전에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증거 자료 등을 제공하거나 국민권익위원회의 감면요구가 있는 경우 감경특례 적용을 적용받는데, 감경비율은 환수결정금액의 최대 75%다.

절차는 이렇다. 불법개설기관에 가담한 개설자(의료인)는 공단이나 권익위, 수사기관 등에 자진신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후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 결과를 공단에 통보하고, 공단을 이를 토대로 심사위원회를 열어 환수결정 감경률을 결정한다.

실제 불법개설기관인 A치과의원에 가담했던 자진신고자는 환수결정금액의 70%를 감액받았다. 당초 5억1628만원이 징수대상이었는데 자진신고로 1억5488만원만 내면 되게 된 것인다. B치과의원 자진신고자와 C의원 가담자도 각각 75%와 60%를 감면받았다.

공단은 부당이득금 감경과는 별도로 자진신고자에 대한 '불처벌 의견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해 형사상 처벌도 완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감경특례 제도 실적이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최대 감면율 상향 조정 등 보다 전향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자진신고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당사자들이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담 사례를 보면, 자진신고할 경우 본인 뿐 아니라 가족까지 신변에 위협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의료인이 있었는데, 결국 그 분은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사무장과 관계도 있어서 자진신고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감면율 75%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다. 여러 의견을 청취했는데, 75%를 초과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고심끝에 상한을 75%로 정하게 됐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한편 불법개설기관을 자진신고한 의료인은 환수결정금액 뿐 아니라 면허와 관련한 처분도 감경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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