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화상통화 원칙...법 개정 전까지 시행
오는 6월1일부터 실시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진료실 화상통신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음성전화가 가능하도록 방침이 정해졌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게 원칙이지만, 병원급에서도 예외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시범사업 기간은 기한이 정해지지 않고 제도화(의료법 개정) 전까지로 애매하게 설정됐다. 국회 압박용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와 여당은 17일 당정협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당정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한시적 비대면진료 종료(6월1일) 이후 제도화(의료법 개정) 전까지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에 근거한 시범사업 시행을 통해 제도 공백을 최소화하되, 제한적 범위에서 추진한다"고 했다.
비대면진료 3대 원칙은 국민건강 우선, 편의성 제고, 선택권 존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재진 중심으로 하되 초진 범위를 확대하고,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또 의료기관 선택, 약국 지정 등 서비스 전반은 환자가 선택한다.
세부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참여범위=대상환자를 제한하는 '제한적 시범사업'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원칙으로 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약국은 별도 신청하거나 지정받을 필요가 없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는 대상환자는 대면진료 경험자,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감염병확진 환자, 소아(18세 미만) 환자 등 5개 유형이다. 대면진료 경험자 외 나머지 4개 유형은 초진도 허용된다.
구체적으로 대면진료 경험자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해당 질환에 대해 1회 이상 대면해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만성질환자와 기타 질환자로 다시 나뉜다.
고혈압, 당뇨병, 정신및행동장애, 호흡기결핵, 심장질환, 대뇌혈관질환, 신경계질환, 악성신생물, 갑상선의장애, 간의질환, 만성신부전증 등 만성질환관리료 산정대상 11개 질환이 만성질환자이며, 대면진료 후 1년 이내에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기타 질환자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1회 이상 대면해 진료한 이후 의사가 비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실시할 수 있는데, 대면진료 후 30일 이내에 가능하다.
섬·벽지 환자는 인천 백령도, 연평도 등 요양기관까지의 거리가 멀거나 대중교통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해당 지역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할 예정인데, 대략 섬 363개, 벽지 116개가 해당된다.
거동불편자는 65세이상 노인(장기요양등급자 등), 장애인(등록장애인전체) 등 거동이 불편하거나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는 환자다. 감염병 확진 환자의 경우 감염병예방법 상 감염병 확진 환자가 치료기간 중 타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필요한 경우 초진도 허용하기로 했다. 가령 A이비인후과 확진 후 B이비인후과 진료 또는 C 피부과 진료를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다.
소아환자의 경우 휴일·야간 의료공백 해소 차원에서 초진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다. 휴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한 공휴일, 야간은 평일 18시(토요일 13시)~익일 09시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해당 의료기관에서 1회 이상 대면해 진료한 희귀 질환자, 수술·치료 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하는 환자가 대상이다. 여기서 희귀질환은 희귀질환관리법에 따라 지정된 질환(2022년 기준 1165개)을 말한다. 또 지속적 관리는 신체에 부착된 의료기기의 작동상태 점검, 검사 결과 설명 등을 의미한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평가 및 결과분석을 통해 대상환자 범위를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보험수가=의료기관의 경우 진찰료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리료, 약국은 약제비에 비대면 조제 시범사업 관리료를 각각 산정할 수 있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법정본인부담률을 적용한다. 의원급의 경우 30%다.
복지부는 "(수가 보상 수준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 후 최종 확정 예정"이라고 했다.
실행방식=비대면진료는 환자·의사가 상호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화상통신을 원칙으로 정했다. 다만 화상통신 사용이 곤란한 환자(노인,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로도 가능하다. 유·무선 전화가 아닌 문자메시지, 메신저만으로는 비대면진료를 할 수 없게 했다.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이메일 등으로 송부된다. 플랫폼 앱의 약국 자동배정은 금지되며, 환자위치 기반 모든 약국 표출 등 환자의 약국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조제된 의약품은 본인 수령, 대리 수령, 재택 수령 등 환자와 약사가 협의하는 방법으로 수령한다. 재택수령의 경우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휴일·야간 소아 환자,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로 한정된다.
참여기관 준수사항=의료기관은 환자의 본인여부 및 비대면진료 허용대상 여부를 사전확인 후 진료를 실시한다. 확인 결과와 진료 실시 내용은 진료기록부에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의료법 상 허가·신고된 의료기관 내 진료실에서 비대면진료에 적합한 진료환경에서 실시하며, 질환이 확인되지 않는 등 진단을 위해 환자를 대면해 진찰할 필요가 있어 비대면진료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내원을 권유한다.
의료기관이 비대면진료만 실시하거나, 조제용 의약품만 취급하는 약 배달 전문 약국 등의 운영은 금지된다. 의사, 약사 1인당 월간 비대면진료 급여 건수도 제한되며, 마약류나 오· 남용 우려 의약품은 처방이 금지된다.
복지부는 "8월31일까지 계도기간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