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Original>은 뉴스더보이스가 각 제약사의 대표 약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환자 관점에서 제품을 보기 위해 기자가 일반인의 시선으로 궁금한 점들을 해당 제품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제품을 의인화한 인터뷰이기에 보다 쉽게 정보가 전달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지 오래지만 아직도 후진국병이라는 결핵 발생률 1위의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약 50년 만에 등장한 결핵 치료 신약인 도브프렐라(성분 프레토마니드)가 지난 1월 급여 시장에 진입했다.
보건당국의 '결핵 타파'라는 선언적 정책에도 여전히 결핵의 치료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목소리다. 급여 기준 역시 50년만에 등장한 신약의 등장에 날개를 달아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허들을 지나면 하나의 허들이 존재하는 멀리뛰기처럼 글로벌 가이드라인의 기준에도, 신약의 급여 접근성 향상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에도 못미치는 기준이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한 환자에게 투여될 때 '결핵 완치'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결핵치료제. 그 영역에서 이제 막 한국 환자들을 맞이하기 시작한 비아트리스의 도브프렐라를 만나 결핵에 대한 이야기와 신약으로서 가지는 의미와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본인 소개 전에 결핵이라는 질환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라는 세균에 의해서 발생하는 만성 감염병으로 활동성 폐결핵 환자의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을 통해 균이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감염된다 . 결핵의 증상으로는 기침, 발열, 피로 등이 대표적이며, 기침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을 의심해서 의사 진료 및 흉부 X선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전 세계적으로 결핵은 매년 약 1,000만 명 이상이 감염되고 16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심각한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결핵은 여전히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데 2021년 우리나라 결핵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 44명을 기록해, 38개 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률 1위를 차지했다. 또 2021년 기준 결핵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8명으로 결핵은 국내 법정 감염병 중 코로나19를 제외하고 가장 큰 사망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0~60년대에 빈곤과 결핵 관리체계의 부재로 열악한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결핵균에 감염된 후 나이가 들면서 면역 저하로 발병하는 노인 환자가 신환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결핵 퇴치를 위해 ‘결핵 없는 사회, 건강한 국가’를 비전으로 결핵예방관리 강화 대책을 수립해 2027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결핵발생률 20명 수준으로 줄여 결핵 조기퇴치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최근에도 질병관리청은 23년 3분기까지 결핵환자 신고 건수를 잠정 집계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결핵환자는 0.1%가 증가했고,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경우 5.0%로 증가세가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 조치 상황이 종료되고 마스크 의무가 해제됨에 따라 대면모임이 활발해 지면서 어르신들의 접촉 빈도가 증가해 나타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2022년 결핵환자 신고현황 분석 결과에서 항결핵약제에 내성이 있어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전체 환자의 2.7%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새롭게 생긴 다제내성결핵 환자(1.9%)의 비율보다 재치료자(6.1%)가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인 환자 관리 및 치료 성공률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
-결핵은 왜 치료되는 것이 어렵나?
결핵은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 치료를 하면 환자의 대부분의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과정에서 환자들이 치료제를 자의로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복용할 경우 재발이나 치료 실패로 이어져 치료가 까다로운 다제내성결핵으로 발전하거나 광범위 약제내성결핵으로 심화될 위험성이 높아진다.
다제내성결핵이란 결핵 치료의 근간이 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약제인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에 모두 내성을 보이는 결핵이다.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은 리팜핀 내성결핵 또는 다제내성결핵이면서 한 가지 이상의 퀴놀론계 약제에 내성이고, 그 외 레보플록사신(Lfx), 목시플록사신(Mfx), 오플록사신(Ofx), 가티플록사신(Gfx) 약제 한 가지 이상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을 말한다.
다제내성결핵은 환자 1명이 10~15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해 다른 2차 항결핵제를 조합해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치료 성공률이 50%에 불과하고 치료기간이 18~24개월로 매우 길어 어려움이 있다. 또 약제부작용 등으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아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아 반복적으로 입원하는 등 장기간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본인을 소개할 순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나(도브프렐라, 성분 프레토마니드)는 비아트리스가 비영리단체인 TB Allianc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한 광범위약제내성결핵 치료제다. 국내에는 2021년 10월 광범위 약제내성 폐결핵 및 치료 내성 또는 비반응성 다제내성 폐결핵 치료제로 베다퀼린, 리네졸리드와의 3종 병용요법(BPaL)으로 승인 받았고 올해 1월 급여를 적용받아 국내 종합병원에 입성해 환자들에게 투여되고 있다.
나는 빠른 항결핵 효과로 기존 18~20개월에 달하는 치료 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켰다. 또 치료 기간 동안 복용해야 하는 약제의 개수도 줄이며, 완치율을 기존 보다 더 높이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총 109명의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XDR-TB) 및 치료 불내성 또는 비반응성 다제내성 결핵 성인 환자에서 26주간 BPaL(베다퀼린, 프레토마니드, 리네졸리드)요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오픈라벨, 단일그룹 연구인 Nix-TB 3상 연구에서 피험자의 90%가 치료 6개월만에 객담배양 음성으로 전환돼 성공적인 치료 성과를 보였다.
아, 그리고 이걸 빼먹으면 안된다. 나는 비아트리스의 확장된 오픈 이노베이션인 Global Healthcare Gateway의 대표 사례로 국내에서는 비아트리스코리아의 첫 신약이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앞서 살짝 언급했지만 본인의 장점을 소개하자면?
장점은 총 3가지다. 첫 번째는 기존의 결핵 치료 기간이었던 18~20개월을 6개월로 단축해 결핵 단기 치료법의 장을 열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본적으로 약제의 복용 개수가 늘어나면 약물 순응도(compliance)가 떨어지고 부작용도 커지는데, 약제 수를 줄인 BPaL(베다퀼린, 프레토마니드, 리네졸리드)요법으로 효과성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는 피보탈(Pivotal) 임상으로 90%에 완치율을 확인했기 때문에 결핵을 퇴치하는 데 굉장히 진일보적인 신약이 출시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1월 급여 출시 이후 본인이 꼽는 난제는 뭔지 궁금하다.
첫 번째는 다제내성결핵 특히 광범위약제내성결핵이라는 질환이 아직 환자들에게 생소한 질환이어서 인식이 낮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이 접근하는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두 번째는 급여에 대한 부분인데, 현재 도브프렐라의 급여 기준은 광범위약제내성결핵의 국내 정의가 개정되기 전의 기준으로 주사제 내성까지 포함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일선 전문의들이 처방에 제한이 있다. 더욱이 지난해 발표된 WHO 가이드라인에서는 광범위약제내성결핵이 아닌 다제내성결핵에서도 권고를 하고 있어 글로벌 트렌드와 차이가 많이 있는 상황이다.
-WHO 가이드라인에 새롭게 발표된 내용을 소개해 달라.
WHO 가이드라인(2020년)에서는 퀴놀론 내성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 6개월 BPaL요법을 권고했고, 이번 2022년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사항은 한 단계 더 앞서 퀴놀론 감수성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도 6개월 BPaLM(베다퀼린, 프레토마니드, 리네졸리드, 목시플록사신)을 1차 요법으로 권고했다.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는 결국 장기치료보다 단기치료에 대한 이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의 보험급여 기준은 2020년과 2022년 WHO 가이드라인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나를 투여하기 위해서는 주사제에 대한 내성도 있어야 급여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WHO에서도 주사제 같은 약제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경구제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권고들이 포함됐다. 결론적으로 단기치료와 도브프렐라 기반 요법들이 더 앞 단계에서 권고되고 있다는 부분이 핵심이다.
-국내 지침은 어떤가?
아직까지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의 2020년 결핵 진료지침이 가장 최신이다. 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지침 개정을 앞두고 있으며 업데이트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의료진도 작년 말에 개정된 WHO 가이드라인에서 BPaLM(베다퀼린, 프레토마니드, 리네졸리드, 목시플록사신)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 부분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대로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WHO 가이드라인이 국내에 도입돼 다제내성결핵 환자에서도 초기에 나를 포함한 단기 치료법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미충족 수요에 부응하기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도브프렐라를 포함한 단기요법의 실제 사례가 있나?
나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약 20여개국에서도 출시가 됐다. 미국에서 발표한 코호트 연구결과에 따르면, BPaL 요법이 리팜핀 내성 및 리팜핀 감수성 다제내성결핵 환자에서 중앙값 6개월의 치료 효과를 보여주면서,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고 전체 경구 요법의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 이후의 활동도 궁금하다.
외부적인 활동과 내부적인 활동으로 나눠질 것 같다. 외부적으로는 대한결핵협회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STOP-TB Open Innovation 결핵 스마트 관리 솔루션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STOP-TB Partnership을 설명하자면, 결핵퇴치를 위한 국제적인 협력체로서 지난 2001년 WHO가 발족해 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UNOPS)가 함께하는 결핵퇴치 국제기구이다. 2022년 대한결핵협회와 비아트리스 코리아는 국내 결핵퇴치를 위해 STOP-TB Partnership을 체결해, 결핵 퇴치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신기술 발굴 및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결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인큐베이팅(Incubating)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공모전에 나온 결과물이 좋을 경우 상용화를 논의할 수도 있어 잘 된다면, 전 세계 글로벌 네트워크로 다른 나라에도 소개를 할 수 있다. 대한결핵협회는 정부 예산을 받아서 정부 정책 사업화 방안까지도 일단 고려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핵심 의료진을 중심으로 약제에 대한 마케팅과 주요 학회 지원 및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교수님들이 먼저 약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Investigator Initiated Research, IIR)도 하고 있다.
-앞으로 급여를 수정하거나 확대할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도브프렐라의 3상 임상연구 중 하나인 ZeNix 결과에 따라서 병용요법 약제 중 하나인 리네졸리드의 용법용량을 좀 더 사용이 용이하도록 허가사항을 변경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또 도브프렐라의 급여 확대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가 아주 많은 상황이라 다방면으로 의견을 듣고 필요한 경우 회사도 정부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비아트리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삶의 모든 단계에서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고자 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치료 접근성 개선의 측면에서 도브프렐라를 출시했다. 특히 다제내성결핵과 광범위약제내성결핵의 환자 수는 적지만, 국가관리 질환인 결핵의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브프렐라를 한국에 출시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다양한 부서들이 합심해 다각도로 도브프렐라에 대한 환자들의 치료접근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이를 위해 환경 조성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공익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학회와 파트너십을 유지해 메인 심포지엄이나 이벤트, 고객들에게 메시지와 의견을 취합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꼭 들어가는 질문이다. 본인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린다.
부작용은 간 독성이 생길 수 있으며, 피로, 식욕부진, 오심, 구토, 검은 소변, 피부나 안구의 색깔이 노랗게 변하는 증상과 그 외에 빈혈, 시력 장애, 근골격 통증, 소양증 발진 등 이상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담당 전문의와 약제 복용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 내내 국내의 결핵 치료에 있어 약제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실 결핵 치료의 핵심은 치료 접근성이다. 최근 등장한 결핵 신약들이 고가이다 보니, 약제 접근에 대한 부분은 가장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약제 허가와는 별개로 약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임상적인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급여를 인정받아 치료가 적극적이고 빠르게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국내 임상현장에서도 이런 부분이 벤치마킹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WHO 가이드라인과 같이 공신력있는 가이드라인이 업데이트가 되었을 때 국가기관인 질병관리청이나 심사평가원에서도 국가 관리 질환인 결핵 치료에 대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같이 노력해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결핵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결핵은 약제를 복용하면 치료 과정이 힘들지만, 질병 완치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환자의 주변 지인분들도 적극적인 치료지지와 응원이 필요하다. 비아트리스 코리아도 환자분들의 치료접근성 확대를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파트너십 확장 등으로 노력을 지속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