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 기조강연 역설 "초고령화 노인존엄 중시 의료 부각"
"초고령사회 대비 존엄을 중시하는 만성기의료 중요성은 더해질 것입니다. 이중 만성기의료와 재활, 돌봄은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 고쿠라리하빌리테이션병원 하마무라 아키노리 회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20일 부산 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하마무라 회장은 '각국의 고령화, 만성기 의료에 대한 기대' 기조강연을 통해 일본 사례를 중심으로 초고령화에 대비하는 요양재활병원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하마무라 아키노리 회장은 일본 지역포괄케어 및 재활의료 권위자이자 요양재활병원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 따르면, 한중일 고령화는 급격히 진행 중이며 이중 한국은 2050년 고령인구 4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고령화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의 고령화는 100여년의 기간 동안 진행 중이나 한중일은 30년 이내 짧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마무라 회장은 "일본의 7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와 만성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인지증과 치매 환자 역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독신 노인이 증가하면서 치료 후에도 집에 돌아갈 수 없거나 집에서 살 수 없는 상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은 2050년 목표 병상을 정해 필요량을 보고하는 지역의료병상을 추진하고 있다. 급성기와 회복기 병상을 지역에서 책정하도록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일본 병원들의 병상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병원 병상수 감소, 너싱홈과 노인주택 증가 "노인환자 삶의 질 바라봐야"
급성기병원과 요양재활병원은 5만~8만 병상 감소하고 있다.
반면, 노인을 위한 너싱홈과 주거시설, 노인주택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마무라 회장은 "일본 정부는 지역포괄시스템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익숙한 곳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의료와 간병, 주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진과 시민이 함께 노인을 위한 의료서비스와 생활지원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병원을 경영하면서 일본 요양병원에서 신체구속 폐지를 선도한 장본인이다.
하마무라 회장은 "당시 노인환자 신체구속은 일상이었다. 의료진과 직원들무기명 설문조사를 통해 '나 같으면 이 부분이 싫다. 부모라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 250개 항목이 나왔다. 이중 학대와 강제, 무시, 배려 없는 행동, 구속, 존엄 침해 등이 많았다. 환자를 무시하고 눕히면 된다는 식의 사고였다"면서 "기억은 잃었지만 그 사람의 인생은 잃치 않았다는 슬로건으로 신체억제 폐지 등 존엄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급성기와 만성기 의료진 팀 플레이 필요 "노인들이 안심할 수 있는 지원 중요"
그는 "노인에 대한 시선과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다"면서 "혼자 식사할 수 있도록 다직종의 연습과 간이화장실 폐지, 치위생사 등 전문가를 통한 노인환자 구강관리 등 만성기의료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마무라 회장은 "사람답게 살고, 인생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폭넓은 시선에서 환자를 생각해야 한다. 노인환자마다 능력과 환경이 달라 무엇을 지원할지 정하기 어렵지만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 의료진이 깊이 고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의료와 돌봄을 분리하고 생활지원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와 돌봄 분리가 쉽지 않다. 급성기의료와 만성기의료 팀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노인을 의학적 수치로 평가하기보다 그들의 생활의 질 중심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단법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이 주관한 제6회 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요양재활병원 의료진과 전문가를 중심으로 600여명이 참석해 코로나 이후 열린 국제학회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