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불모지 '식도암', 테빔브라 등 도입 요구 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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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불모지 '식도암', 테빔브라 등 도입 요구 물살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7.2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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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빔브라, PD-L1과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으로 부각
"희귀암, 면역항암제 접근성 높여야" 목소리 높아져

면역항암제 테빔브라(성분 티슬렐리주맙)가 미국 시장에서 진행성·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Esophageal Squamous Cell Carcinoma, ESCC)  2차 치료제로 지난 3월 허가를 받은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의 급여 진입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테빔브라는 2023년 유럽위원회로부터 이전 항암화학요법 이후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폄평세포암 2차 치료에 대한 승인을 받은데 이어 올해에는 FDA로부터 1차 치료제 자격을 부여받기 위해 적응증 승인 절차를 기다리며 진전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뉴스더보이스와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화학요법이 유일한 대안이었는데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이런 미충족 수요가 있었기에 미국에서도 빠르게 승인이 된 것 같고, 국내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고려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진척과 달리 김 교수의 말 대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허가 이후 급여권 진입에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유독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면역항암제의 식도암 접근성은 테빔브라의 등장으로 변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근 40여년 동안 정체됐던 치료 환경이 면역항암제 등장으로 변화기를 맞게 된 것인데, 여기에 테빔브라는 PD-1/PD-L1 발현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며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상황을 들여다 보면 식도암(2021년 기준)은 암발생률 18위, 암 사망률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도암 환자 10명 중 9명이 식도 편평세포암 환자일 정도로 유독 국내 발병율이 높은 것도 테빔브라의 조속한 급여 진입이 요구되는 이유다. 

김인호 교수는 "테빔브라와 같은 면역항암제는 장기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으로 빠른 1차 치료 허가와 2차 치료에서의 급여화는 식도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식도암 치료에 있어서 다각도의 노력과 빠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인에 많은 편평상피세포암, 한국인 90% 차지 

식도암은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 한국,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술과 담배의 소비로 인해 편평상피세포암이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식도암 환자 중 90% 이상이 식도편평세포암을 차지한다. 

식도편평세포암은 초기 증상 발견이 어려워 상당수 진행성 및 전이성 병기에서 진단된다. 특히 4기 식도편평세포암 환자의 대부분은 1-2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식도편평세포암은 여러 표적치료제가 연달아 실패하고 면역치료제 임상 시험도 다른 암 대비 10년 이상 지연돼 오랫동안 소외된 암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과 옵디보(성분 니볼루맙)과 같은 면역항암제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내놓으며 식도암(식도편평세포암)에서 면역항암제 치료 시대를 열게 됐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향과 달리 국내에서는 화학요법만이 급여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허가는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1차 치료제로, 테빔브라가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국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식도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를 권고하고 있고, 2차 이상의 치료에서는 PD-L1과 상관없이 면역항암제를 권고하고 있다. 

또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2차 이상의 치료에서의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옵디보와 테빔브라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도 2차 이상의 치료에는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면역항암제치료를 제시하고 있다. 

김인호 교수는 "약제 선택시 치료효과가 중요하지만, 현재 식도암에 허가된 면역항암제는 모두 비급여 상태"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환자분들의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테빔브라가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테빔브라가 한국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식도암에서부터 허가 프로세스를 빠르게 진행했다"면서 "테빔브라가 식도암에서 급여화가 이루어진다면 식도암 치료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국내 식도암 환자 중 70%가 PD-L1 발현율이 낮거나 없는 환자인 점에 비춰보면 테빔브라의 주목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한편 테빔브라는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를 지속할 수 없거나 투여 이후에 재발 또는 진행된 절제 불가능, 재발성,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식도편평세포암 성인 환자에서의 단독요법으로 승인된 바 있다. 

허가 기반이 된 3상 임상연구 RATIONALE 302 결과에 따르면 테빔브라 요법은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전체 생존기간(OS) 8.6개월을 보여 대조군 6.3개월과 비교해 의미있는 생존 혜택을 입증한 바 있다. 

2차 평가지표인 PD-L1 발현율이 10% 이상인 환자에서 전체 생존기간(OS)은 테빔브라 치료군이 10.3개월, 항암화학요법 치료군에서 6.8개월을 보였다. 

한편 테빔브라는 국내 허가 4개월 만인 지난  3월 암질심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베이진코리아는 테빔브라의 재도전을 위해 전열을 정비하고 재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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