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 째 성원 채운 트로델비, 제2의 엔허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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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째 성원 채운 트로델비, 제2의 엔허투 되나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7.23 0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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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R 값 두고 제약-정부 간 이견 여전
이두리 대표 "트로델비 기다리다 세상 떠나는 환자 많아"
"제약-정부, 환자 위해 조속한 결단 내려야"

삼중음성유방암치료제 트로델비(성분 사시투주맙고비테칸)가 국민동의청원에 이어 환자단체의 급여 신속처리 요청에도 급여 적용에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않아 '제2의 엔허투'가 되는 것 아니냐는 환자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제로 2022년 열린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에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mPFS) 28.8개월을 기록해 전세계 주목을 받은 약물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 식약처 신속 승인을 받았지만 자료 제출 등의 문제를 겪으며 2022년 12월에서야 정식 허가를 받았고 이후 급여를 위한 첫 관문인 암질심에서 잇따른 고배를 마시며 환자들이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급여를 요청한 약물이기도 하다. 

엔허투의 국민동의청원은 2022년 8월 신속 승인 요청에 관한 청원이 오른 이후 2023년 1월 신속한 건강보험 승인 촉구에 관한 청원이 오르며 본격적인 적응증 확대와 급여 촉구 성원이 잇따라 제기된 바 있다. 국민동의청원에 등록된 엔허투와 관련된 청원은 202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7건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엔허투가 올해 1월 약평위에서 고배를 마시자 관련 환자단체가 나서 서명운동과 성명을 내며 즉각적인 급여 적용을 촉구하고 나선 뒤에야 엔허투는 2월 약평위 통과라는 결과지를 받았다. 

이후 엔허투는 2개월에 걸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을 마치며 지난 4월 1일자로 급여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엔허투는 비급여 투여 시 1바이알(100mg)당 230만원으로 환자가 치료를 위해 맞는 투여량(평균 3~4 바이알)에 따라 치료 비용은 1회 700~9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1년 투여 시 최소 1억 2000만에서 1억 5000만원이 소요되는 고가 약제 중 하나로 급여 진입 이후 환자는 본인부담금 5%만 부담하면 된다. 

아직 급여 진입을 하지 못한 트로델비 역시 비급여 투여 시 엔허투와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았다. 

이두리 삼중음성유방암환우회 '우리두리구슬하나' 대표멘토는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트로델비는 국민동의청원 5만을 넘겨 10만을 채우고도 21대 국회 회기 종료로 청원이 폐기돼 상실감이 크다"면서도 "환자단체연합회가 신속 급여 등재 요청을 정부측에 해 둔 상태라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처럼 트로델비를 기다리다 돌아가신 환자분들이 많다"면서 "저 역시 치료비용 부담으로 인해 항암치료를 중단해 볼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멘토는 또 "환자들이 (트로델비)치료 부담을 덜기 위해 몸무게(1병당 20kg)를 줄이는 케이스가 많다"면서 "저 역시 체중을 줄여 치료비 부담을 덜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트로델비 급여를 바라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정부도 제약사도 잊지 말아달라"면서 "트로델비가 엔허투의 지난한 과정을 밟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트로델비는 경제셩 평가 기준인 ICER 임계값 적용을 두고 제약사와 정부측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양측이 완만한 협의를 진행한다면 다음달 열리는 약평위에 상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트로델비가 8월 약평위를 통과한다면 2개월 간의 건보공단과의 약가협상을 원만히 진행한다는 전제 하에 연내 급여 등재가 가능해 진다. 

재정분담에 따른 협의를 제약사와 정부가 어떻게 해결하는 지에 따라 환자들에게 트로델비 투여가 연내 가능할 수도 그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편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다른 종류의 유방암과 달리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2(HER2)가 없는(음성) 암을 말한다. 이로 인해 기존 항암제로 치료해도 성적이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다는 특징을 지닌다.

유방암 발병 연령이 50대 이후 여성에게서 나타나는데 반해 삼중음성유방암은 30~4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특장점도 지니고 있다. 5년 생존율 역시 다른 아형의 유방암이 30%를 넘어서는데 반해 10%대에 머물고 있다.

다른 유방암에 사용되는 호르몬 요법도 삼중음성유방암에서는 효과가 없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은 화학 요법이나 일부 표적 요법을 사용해 치료를 받으며 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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