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숨고르기 하는 양덕숙, 백서 출간·치들약국 ‘두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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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회복 숨고르기 하는 양덕숙, 백서 출간·치들약국 ‘두 손에’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4.09.0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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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간 진행된 소송 비화 담은 ‘백서’ 내년 출간 예정
“팜프렌즈 운영 노하우 접목한 ‘치들약국’ 붐 조성해 골목약국 살릴 것“
마퇴본부 부이사장 역할 초점 “마약중독자 관리에 IT기술 접목”
"긴 소송과 오해가 내게 남긴 것은 '더 잘 살아야 겠다'는 의지"

한 동안 약사 사회에서 잊혀졌던 이름 양덕숙. 그가 다시 재기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약학정보원장 재직 초기부터 시작된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소송을 장장 11년이나 진행하면서 느낀 소회와 그 간의 비화를 담은 백서 출간 작업과 동시에 지난해 출범한 한국보건약학협회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역할 수행으로 그의 이름은 약사사회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은 팜프렌즈 대표이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한국보건약학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은 팜프렌즈 대표이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한국보건약학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7월 22일에는 대한약사회를 출입하는 기자를 대상으로 최근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소송 결과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명예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도 했다.

양 전 원장은 약학정보원장 재임 첫 해인 2013년 PM2000에 담긴 환자 개인 정보 누출 혐의를 받아 1심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11년에 걸친 민·형사상의 소송에 대응해 왔다. 그 과정에서 2015년 PM2000 인증 취소를 막으려 했지만 결국 막지는 못했다. PM2000은 약학정보원이 개발한 약국청구프로그램으로 당시 1만 여개 약국이 활용하는 주요 프로그램이자 약사 사회의 IT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약정원 원장 후반기에는 서울시약사회 회장에 도전하며 선거전에 뛰어 들었으나 과열된 선거 분위기 속 상대 후보(한동주 전 서울시약사회장)의 비방 문자 배포에 따른 영향으로 고배를 들어야 했다. 선거 종료 후에는 상대 후보에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 승소했으나 '사과'는 받지 못했다.

이렇게 '상처뿐인 영광'을 곱씹으며 영욕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양덕숙 전 원장(팜프렌즈 대표이사)은 약사 사회가 자신에게 내렸던 멍에를 벗기 위해 다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뉴스더보이스는 양 전 원장을 지난 30일 팜프렌즈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IT전문가인 양 전 원장은 마퇴본부 영역에서는 '환자 관리'에 IT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약국 살리기 사업에는 '치들약국(치고 들어간 약국)' 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들려줬다.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그 동안 풀어놓지 못했던 소송에 대한 이야기도 백서를 통해 세상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백서에는 그 간 치러냈던 소송에 대한 자료와 소송에 얽힌 비화, 그 과정에서 진행된 윤리위 징계에 대한 소명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백서는 내년 쯤 발간 예정이다.

양 전 원장은 "대법원 최종 판결로 약학정보원의 개인정보법위반 혐의는 무죄가 됐다"면서 "그러나 양덕숙이라는 개인에 대한 명예는 회복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과 서울시약사회 선거, 약사회관 재건축 등으로 얽혀 있던 나에 대한 오해와 사실 정정을 위해 백서를 만들고 있다"면서 "그 간의 일은 법적으로 해소됐지만 약사회가 나에게 내렸던 징계는 약사사회의 무관심으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

그는 또 "누구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지만, 사실만은 바로 잡고 싶은 마음"이라면서 "다만 나와 관계된 일로 형사 처분을 받았음에도 사과를 하지 않은 상대에게 '사과'는 받고 싶다"는 마음도 밝혔다.

한동주 전 서울시약사회 회장은 2018년 치러진 서울시약사회 회장 선거에서 양덕숙 전 원장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여러 차례 배포해 양 전 원장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이후 혐의를 인정받아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김대업 전 약사회장 집행부는 양덕숙 전 원장과 조찬휘 전 회장, 장동석 전 약준모 회장을 약사회관 임대권 부당 거래 등의 이유로 2021년 선거권, 피선거권 제한 징계(4년)를 내린 바 있다.

양 전 원장은 "내년 7월이면 해소될 징계를 지금 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징계에 대한 소명을 밝히고 싶다. 내년이면 밝힐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약사회는 올해 5월 양 전 원장을 비롯해 약사회 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인사에 대한 사면 논의가 진행된 바 있으나 올해 말 치러지는 약사회장 선거 영향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내가 성공하는 것이 최고의 복수"

양 전 원장은 장시간에 걸친 수많은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개인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며 사업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가 설립한 IT약국 학술 마케팅 기업 팜프렌즈는 상암동에 독립 사옥을 마련하는 한편, 약사전용 헬스케어 사업에 하나 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팜프렌즈 사업의 성장은 동네 약국을 살리는 새로운 프로젝트로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 이른바 '치들약국(치고 들어온 약국)' 프로젝트를 실행해 동네약국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양 전 원장은 "골목약국은 전체 조제의 20%에 불과하지만 상담 실력을 올려 서비스 품질을 개선한다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면서 "고객 응대 향상과 건기식, 동물의약품 등의 제품 다양화로 공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변해가기 때문에 약사들 역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약국을 약을 사는 공간으로만 한정해 생각하지 말고, 의료소비자인 환자들, 국민들이 편하게 들러 상담하며 필요한 물품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골목약국 내 팜프렌즈 제품으로 구성된 프리미엄가정상비약존(Zone). 
강남구 골목약국 내 팜프렌즈 제품으로 구성된 프리미엄가정상비약존(Zone).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부이사장 업무와 관련해서는 '마약환자 관리'에 IT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그는 "마퇴본부 업무를 시작하면서 마약에 대한 사회적 관리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져, 이를 잘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생각이 미쳤다"면서 "마약을 사용해 통증을 관리하는 암 환자나 통증 환자 등 어쩔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마약중독이 된 이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약학협회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이기도 한 양덕숙 전 원장은 협회를 공적인 단체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약사 사회에 공적인 단체는 마퇴운동본부 밖에 없다"면서 "국민 건강관리를 위한 정책 연구와 의약품 교육 및 봉사, 약학 및 보건의료제도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꿈은 약사가 유연한 사고를 가지면서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활동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협회의 사업을 잘 운영함과 동시에 법인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대법원에서 개인정보법이 무죄가 됐지만 나와 관련된 사안들은 여전히 오해가 풀리지 않은 상태"라면서 "그 부분에 대한 소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금껏 그랬듯 나는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면서 더 잘 살아나갈 것"이라며 "잘 지켜봐 달라"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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