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병원약사회와 경북대학교병원이 종합병원과 문전약국을 연계한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진행한다.
한국병원약사회(회장 김정태)에서도 지난 7월부터 마약류 처방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실시하고 복용량과 잔여량을 확인한 후 병원 인근 약국과 연계하여 잔량을 수거하는 새로운 모델인 ‘종합병원-문전약국 연계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시범 운영해오고 있다.
앞서 2022년부터 식약처와 대한약사회는 사용 후 남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사업은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로부터 잔여 마약류 의약품을 약사가 안전하게 수거해 보관하고 이를 수거업체로 전달하여 폐기하는 사업으로 경기도 전역에서 5개월간 시범사업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69개 약국이 참여한 가운데 총 9,024개 마약류 수거 555kg 폐기로, 의료용 마약류가 환자에게 처방된 후 상당히 많은 양이 사용되지 않은 채 가정 내에 방치되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70대 남성이 아내가 처방받았다가 남은 펜타닐을 먹고 사망하거나, 40대 여성이 불상의 약 복용 후 응급실 방문 대기 중 사망하는 등 오남용으로 인한 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수거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사업은 의료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경북대학교병원이 참여했으며, 복약상담 전담약사가 마약류를 처방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상담을 진행해 가정내 마약류의 존재를 확인한 후 잔여 마약류가 있는 경우 다시 2차 상담을 통해 환자의 마약류 처방 이력 및 복용량, 잔여량, 잔여량 발생 사유, 부작용을 파악한 후 잔여 마약류를 수거해 인근 약국을 방문하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약 2개월간 사업을 시행해온 결과, 상담 환자 134명 중 51.5%가 잔여 마약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 만성통증 환자(암성통증 포함)의 경우 통증 관리를 위해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마약류와 함께 참기 힘든 통증에 사용하는 ‘필요시 복용하는 약’을 처방받게 되어 사용 빈도의 특성상 잔여약 발생 확률이 높았다. 또한, 부작용으로 인해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에도 잔여약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를 통해 지속 시간과 사용 목적이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마약류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받은 마약류에 대한 사용법과 부작용 대처 요령을 교육하는 한편, 처방단계에서 처방의가 마약류의 수량과 복용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병원약사가 적극적으로 처방중재활동을 하는 것이 잔여 마약류를 줄이고 방치 또는 의도적 보관을 감소시켜 안전하게 폐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 수 있었다.
김정태 회장은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본 사업이 종료 후에도 계속해서 시행되어 환자가 안전하게 처방약을 복용하고 잔여약을 최소화해, 가정 내 남은 마약류로 인한 오남용 및 사고에서 환자들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