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공급부족 이모튼, 처방 제동 걸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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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공급부족 이모튼, 처방 제동 걸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11.0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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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단체, 성명 통해 촉구..."복지부, 환자·약국 피해 외면"

골관절염 치료제 이모튼캡슐(아보카도-대두 불검화물) 공급부족 문제가 국정감사에 이어 약사단체로부터 또 제기됐다. 공급부족 사태에 따른 피해를 환자와 약국에 전가하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처방제동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이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6일 '이모튼 공급부족 문제는 제약사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 같이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효과도 불분명한 이모튼에 대한 공급부족 문제의 피해를 약국과 환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늘어나는 이모튼의 처방에 제동을 걸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아보카도와 대두를 압착해 발생한 기름 중 불검화물을 추출해 만든 치료제인 이모튼은 1977년 프랑스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됐고, 90년대 말 한국에 처음 도입됐다. 

무릎골관절염에 보조적 수준의 영양제 역할을 하는 이모튼은 개발국인 프랑스조차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프랑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의약품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으로 소비된다.

효과가 불분명한데도 노화에 의해 무릎 연골이 약한 노인 환자들에게 쉽게 처방되며, 10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사용하는 필수약제처럼 여겨지면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원료 수급 문제로 특정 제약사에 의해 독점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성분명처방 및 대체처방을 통해 품절 문제를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모튼은 2021년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에서 임상적유용성이 불분명하다고 평가됐지만, 조건부 급여로 급여삭제가 보류됐다가 4년만에 개정된 류마티스학 교과서의 기술을 근거로 급여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018년 교과서는 이모튼이 ‘골관절염의 통증개선에 효과가 크지 않다’고 표현했었는데, 2022년에는 ‘골관절염의 통증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로 바뀐 영향이었다. 이 단체는 "당시 약의 효과성 검증을 임상시험 등의 임상자료가 아닌 교과서의 기술만으로 바꿨다는 점에 논란이 많았지만 심시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은 이모튼의 급여 유지를 결정했다"고 했다. 

이모튼의 처방량은 현재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2019년에 396억원(처방량: 1억 개)이 처방됐는데, 4년이 지난 2023년에는 568억원(처방량: 1.5억 개)로 50% 넘게 늘었다. 이 단체는 "이모튼의 처방량 증가는 불필요한 약 사용으로 건보재정이 누수되는 문제 이외에 또다른 문제도 일으키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병의원은 환자에게 계속 이모튼을 처방하고 있지만, 병원의 협조를 얻지 못한 약국은 결국 어떻게 해서든지 약을 구하기 위해 다른 약국과 구매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에 가까운 약을 두고 수년째 약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데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내놓은 답변은 약사들의 공분을 사게 만든다. 이모튼 공급부족의 대응 필요성을 묻는 서면 질문에 복지부는 정부차원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약제라고 답변하면서, 급여제한 등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질의에는 10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사용할 정도로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 급여제한이 어렵다며, 완전히 모순적인 답변을 뻔뻔하게 내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일한 답변만을 내놓는 복지부를 규탄하며, ▲무릎골관절염의 치료과정에 이모튼을 반드시 사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약국에서 약사들이 이모튼을 유사효능을 가진 타 약제로 대체하여 조제할 수 있는가? ▲건강보험공단의 급여제한 조치 이외에 늘어나는 이모튼의 처방을 제한하는 방안이 있는가? 등에 대한 답변을 복지부에 요구한다고 공개 질의했다.

이 단체는 또 "최근 품절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약국에서 성분명처방 및 대체조제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약제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급안정화의 책임이 있는 제약사는 반복되는 공급부족에도 관련 처방은 줄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받지 않고 있는 반면에, 품절 사태에 직접적 책임이 없는 약국은 처방되는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누적되는 피해를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영문을 알 수 없는 환자 또한 처방된 약의 구매를 위해 약국을 전전하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 복지부는 이처럼 의약품 공급부족의 피해가 환자와 약국으로 전가되는 현 상황에 대해 외면하지 말고, 책임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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