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장 일침 "의-정, 한걸음 물러서는 게 진정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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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장 일침 "의-정, 한걸음 물러서는 게 진정한 용기"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7.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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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병원장, 이례적 서면 인터뷰 배포…"정부, 의사들 진정성 무시"
강대강 대치 병원들 연쇄적 파탄 예상 "상설 대화체 조속 마련해야"

정부 임명직 국립대병원장이 의정 갈등 원인을 진솔하게 진단하고 양측의 대화를 촉구해 주목된다.

전남대병원 정신 병원장은 2일 서면 인터뷰 내용을 언론에 전달했다.
전남대병원 정신 병원장은 2일 서면 인터뷰 내용을 언론에 전달했다.

전남대병원 정신 병원장(신경외과 교수)은 2일 "현 의료상황은 정부와 의사 간 신뢰가 깨지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의료 문제에 대한 의사들의 진정성을 무시하고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갔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경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정신 병원장은 지난 1월 전남대병원 병원장에 취임했다.

전남대병원 대외협력팀은 비상경영 상황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정신 병원장의 서면인터뷰 내용을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뻔한 병원 홍보 내용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국립대병원장의 냉정하고 솔직한 답변을 담았다.

호남권 터줏대감인 전남대병원 역시 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로 작년 동기 대비 5개월간 누적 손실액이 약 631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정신 병원장은 "출구를 찾을 수 없는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국민과 환자들이 피해보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비상진료체계로 병원을 운영하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다. 필수의료는 어떻게 하든 유지하고 있지만 집단휴진에 따른 외래와 수술 일정이 미뤄진다면 연쇄적인 파탄이 예상된다"며 대학병원이 처한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의 의정 사태는 흡사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와 비슷하다. 국민과 환자들을 생각해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미래의료를 위한 상설 대화체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도 의료계도 한걸음 물러서는 게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전남대병원 숙원사업인 새병원 건립에 필요한 재원 마련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전남대 새병원 건립사업 정부 지원 절실 "지역 중증환자 수도권 유출 감소 확신" 

정신 병원장은 "2022년 예타 신청 시 사업비 1조 2146억원 규모로 새병원 건립계획을 세웠지만 예타 과정에서 1조 1438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거점국립대병원 중심 지역 필수의료를 확충하고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정책을 반영한다면 예타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정 병원장은 "현재 기준으로 국고 지원액은 약 3000억원 정도이다. 나머지는 병원에서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병원이 수익을 내는데 신경을 써야 하므로 광주전남지역 의료발전은 지체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미 거점 국립대병원을 수도권 빅5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전남대병원 신축 비용도 정부가 상응하는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균형 발전과 지역 형평성 관점에서 합리적인 기대라 생각한다"며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주문했다.

그는 "질환군별 의료시스템이 표준화되어 있어 대부분 질환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똑같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지역암센터 성공사례인 화순전남대병원의 지역 암환자 치료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우수한 의료진 역량이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현대적 시설만 갖춰진다면 수도권으로 환자 유출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신 병원장은 정년퇴직 이후 계획과 관련, "국립대병원 의사로 일하며 36년 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안 해본 일을 찾아서 해보고 싶다. 특히 개발도상국 의료봉사와 의료진 교육을 위해 많은 시간을 봉사하고 싶다. 젊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소도시에서 신경외과 전문의로 일하며 지역 필수의료 한 부분을 담당하며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다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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