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충족 수요 높은 식도암...티슬렐리주맙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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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충족 수요 높은 식도암...티슬렐리주맙에 주목하는 이유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08.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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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질심 첫 심의서는 고배...이후 FDA 허가 등 상황 변화
PD-L1 발현율 낮은 환자위해 신속 급여 절실

식도암은 새로 나온 신약의 환자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어서 임상현장에서 이른바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암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티슬렐리주맙이라는 면역항암제가 급여권 진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티슬렐리주맙은 특히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2차 이상 치료에서 효과를 입증해 주목받고 있는 약제다.

25일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사망률 통계 10위권에 포함되는 식도암은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 아니라 원격 전이될 경우 5년 생존율이 7.3%로 낮아지는 매우 예후가 안좋은 암이며, 4기 환자는 대부분 1~2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식도암은 인종간 차이도 존재하는 데 중국, 한국, 일본 등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식도편평세포암(ESCC)이 식도암 중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식도암 치료환경은 오랜기간 정체돼 왔다. 그러다가 식도편평세포암에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보여준 면역항암제가 2020년 이후 하나 둘 등장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펨브롤루주맙(키트루다)과 니볼루맙(옵디보), 티슬렐리주맙(테빔브라) 등이 그 주인공인데, 문제는 이들 약제가 아직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해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현재 급여등재 절차가 진행 중인 약제들이 있어서 정부나 보험당국, 제약사 등이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해당 약제들 중 티슬렐리주맙에 주목하는 건 이 약제의 특징과 개발사인 베이진의 급여진입 의지 때문이다.

우선 식도편평세포암에 쓰이는 약제들은 허가사항에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펨브롤리주맙과 옵디보는 PD-L1 발현율 양성인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니볼루맙과 티슬렐리주맙은 각각 단독요법으로 PD-L1 발현율과 무관하게 2차 이상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허가돼 있다.

이와 관련 펨브롤리주맙 등의 1차 요법은 현재 급여 등재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2차 이상 요법의 경우 한 차례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고배를 마신 티슬렐리주맙만 재도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가 아닌 2차 이상에서 사용되는 티슬렐리주맙이 중요하다는 이유는 국내 식도암 환자 중 약 70%가 PD-L1 발현율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2차 이상의 많은 국내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기회를 부여하려면 티슬렐리주맙 급여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티슬렐리주맙은 올해 3월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랐다가 거부됐다. 사유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 등의 허가가 없는 상태였고, 임상진료지침 권고사항 등이 부재했던 게 걸림돌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임상적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고려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먼저 암질심에서 고배를 마신 지 일주일 만인 3월14일 미국 FDA에서 식도편평세포암 2차 치료제로 허가가 이뤄졌다. 또 ESMO의 ESMO-MCBS 점수 평가에서 상당적 임상적 효과에 해당되는 4점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권고수준 I,A로 이미 권고되고 있는 ESCC 2차 치료제 니볼루맙과 동등한 수준에 해당된다.

아울러 스페인 가이드라인에서 ESCC의 2차 치료제로 권고된 바 있고, 스웨덴 가이드라인에도 ESCC의 2차 치료제 중 니볼루맙의 대안으로 권고되고 있다. FDA 허가 직후에는 NCCN의 식도암 가이드라인에 티슬렐리주맙에 대한 평가와 검토가 접수됐고, 지난 4월 NCCN 가이드라인 등재와 업데이트가 완료됐다.

회사 관계자는 "티슬렐리주맙이 조속히 다시 급여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식도편평세포암의 매우 열악한 치료환경과 환자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신속히 급여 검토가 이뤄질 필요성이 있으며, 티슬렐리주맙은 최소한의 재정으로 기존 치료제 대비 환자의 생존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약제"라고 말했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도 뉴스더보이스와 인터뷰에서 "티슬렐리주맙은 한국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식도암부터 허가 프로세스를 빠르게 진행했고 FDA 승인도 받았다. 급여가 이루어진다면 식도암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며, 식도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 신속히 급여권에 진입해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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