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피젠트, 용종 수술 부담 없애고 후각까지 되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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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피젠트, 용종 수술 부담 없애고 후각까지 되살려"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2.01.12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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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요셉 이스트버지니아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

 

반복되는 용종제거 수술과 스테로이드 치료 이외의 선택지가 없던 만성 비부비동염 치료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한 듀피젠트.

미국비과학회 (American Rhinologic Society)의 회장이자 듀피젠트의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CRSwNP) 적응증 획득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에 참여한 요셉(Joseph Han) 교수 이스트버지니아대 의대교수를 만나, 듀피젠트가 비부비동연 환자에게 갖는 의미를 살폈다.

Q 본인 소개를 간략히 부탁드린다.

A. 이스트버지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이비인후과 및 두경부외과 교수로 있는 요셉 한이다. 

아주 어릴 적에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와 한국어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재미한인이비인후과의사회(KAOS)를 맡아, 한국의 의사선생님들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Q. 한국에서 지난해 3월 듀피젠트가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으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국내는 아직 비부비동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상황인데, 환자들의 질병부담을 포함해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부탁드린다. 

A. 만성 비부비동염은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거의 없어 질병부담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반면 중증의 환자들은 코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코로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렵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등 파킨슨병이나 천식과 같은 정도로 삶의 질이 악회된다.

미국에서는 학회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의료진은 물론 일반인 대상으로도 만성 비부비동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질환인지 알리기 위한 교육을 폭넓게 진행하고 있다.  

만성 비부비동염의 유병률은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은 약 12%, 그리고 한국은 약 7%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제2형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환자가 많다. 1형과 3형은 별다르게 구별되는 점이 없지만, 제2형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 대게 비용종이 발생한다.

천식과 같은 다른 제2형 염증성 질환이 동반질환으로 나타날 확률도 높은데, 천식이 비용종을 야기시킬 가능성 또한 높아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질병부담 또한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듀피젠트는 미국에서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를위한 최초의 생물의약품으로 지난 2019년 6월 승인 받았다. 비용종을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은 고질적인 증상으로 치료가 굉장히 어려운데, 듀피젠트는 이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기전을 통해 치료 패러다임에 혁신을 일으켰다.

특히 제2형 염증 반응을 보이는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다. 환자들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듀피젠트가 이 적응증을 획득한 근거가 된 임상에 연구자로 참여하셨는데, 듀피젠트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인가? 직접 경험하신 부분을 근거로 설명 부탁드린다.

A. 듀피젠트는 만성 비부비동염과 천식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용종의 발생 원인을 알아보던 중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당시 사노피와 함께 연구를 진행 중이던 리제네론에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을 동시에 표적하는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마침 리제네론이 소개해준 치료제 후보약물이 듀피젠트였다. 이러한 계기로 듀피젠트의 글로벌 임상시험인 SINUS-24와 SINUS-52에 글로벌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SINUS-24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에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24주 시점의 비용종 점수와 비강충혈/폐색 점수 등을 1차 평가변수로 두고 진행된 시험이다.

환자들의 증상과 비용종의 개선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환자들이 말하기를 “치료제를 투약한 지 일주일 만에 후각이 개선되었고 코막힘도 없어졌다”며, 본인이 위약군이 아닌 시험 투약군에 속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할 정도로 상당히 좋은 효과를 보였다.       

듀피젠트가 등장하기 전까진,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는 경구용 스테로이드가 수술을 제외한 유일한 치료 옵션이었다.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아 재수술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경구용 스테로이드에 대한 의존이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나 수면 장애, 여성들의 경우 골밀도가 약해지는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듀피젠트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줄 수 있는 치료제다. 앞서 언급한 임상연구들에서 듀피젠트 치료 시 경구용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면서 비용종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Q. 듀피젠트의 후각 개선 효과가 굉장히 빠르다. 논문을 보면 의외로 비용종 수술과 듀피젠트의 후각 개선 효과 간의 상관관계는 미미한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이에 대한 이유가 궁금하다. 

A.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수술 이후 후각 자체가 영구 소실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이 여러 차례 반복될수록 비가역적으로 후각을 잃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듀피젠트 임상연구를 설계할 때 유효성 평가를 위한 1차 end point를 비강충혈(코 막힘) 개선 정도로 볼지, 후각 개선 정도로 볼지 논의가 많았다. 

결론적으로 듀피젠트 치료의 가역적인 개선효과를 평가할 수 있고, 다양하게 환자군의 변화를 유도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비강충혈 개선 정도를 end point로 잡아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이미 용종 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군의 경우 과거의 수술 이력으로 인해 이미 후각 소실이 나타났을 수 있기 때문에 듀피젠트 투여 후 후각의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수술뿐 아니라 비용종을 동반한 투병 기간이 길었거나, 환자가 고령인 경우 혹은 남성 환자의 경우는 다른 환자군에 비해 후각 소실 가능성이 높아 평가 시에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Q. 그렇다면 이미 후각을 잃은 환자 중 듀피젠트 치료 후 개선된 사례도 있나?

A. 앞서 언급된 임상연구 SINUS-24와 SINUS-52의 참여 환자 대부분이 이미 후각을 소실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 환자들을 포함한 임상연구 결과 듀피젠트 치료 환자의 70%가 후각을 다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들이 얼마나 냄새를 잘 맡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대표적인 후각인지검사 UPSIT(University of Pennsylvania Smell Identification Test) 결과를 보면, 연구 시작시점의 평균 점수가 14점이었는데 듀피젠트 치료 후 연구종료시점의 평균 점수는 24점까지 상승했다. 14점 정도면 냄새를 못 맡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인데, 24점까지의 상승은 꽤 큰 개선 효과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결과다.

Q. 임상 결과를 보면 후각은 3일만에 개선되고, 코막힘 등의 증상은 일주일 만에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각 증상에서 개선 속도가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두 증상의 개선에서 시간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하진 않았다. 결과 상의 데이터가 약효 발현 속도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보긴 어렵다.  환자들이 효과를 체감하는 시점이 개인적으로 편차가 있었을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

연구의 결과는 환자마다 연구의 end point를 측정하는 시점과 그 데이터를 수집한 시점 등의 미세한 차이로 그런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다만 우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전반적으로 듀피젠트의 증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고 평가 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과학적 추론을 해본다고 하면, 인터루킨-13(IL-13)의 경우 우리 몸 안에 있는 세포들 중 Goblet Cell, 즉 점액을 분비하는 배상세포에 영향을 끼쳐 콧물 같은 점액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비용종과 관계된 붓기 발생도 감소시켜준다. 이런 과정에서 시간차가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지만, 명확한 근거에 의해 밝혀진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참고해 달라.

Q. 후각의 개선이 미각도 회복시키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사실 가족 중 코로나 환자가 있었고 후각상실을 오랫동안 경험한 적이 있어 갑자기 드는 개인적 호기심이다.

A, 질문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서 답변하자면, 먼저 우리가 말하는 후각과 미각에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들면 후각과 미각을 완전히 별개로 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인데 보통 사람들이 ‘초콜릿 너무 맛있어’, ‘커피 너무 맛있다’고 말할 때 이것이 정말 맛에 대한 평가일까? 엄격하게 보면, 신맛,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이 미각에 해당하지만 하는데 이는 후각을 퉁한 향미를 포함한다. 

저는 실제로 진료현장에서 후각을 상실한 비부비동염 환자들에게 코로 냄새를 맡는 후각과 입으로 맛을 느끼는 미각을 구별해야 함을 자주 설명하곤 한다. 환자가 후각의 소실로 기존에 누리던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실제로 달고 짜고 매운 그런 맛이 아니라 풍미나 향미 같은 것임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다.

코로나 19의 증상 중 하나로 후각 소실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코로나 19 뿐이 아니라 어떤 질환에서도 후각의 소실 및 상실로 입맛을 잃었다는 환자에게는 엄격한 의미에서의 미각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감각에 좀 더 의존해서 식사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각의 소실이 식욕 저하를 초래해 체중 감소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반대의 경우,  후각의 회복은 미각의 회복에도 도움을 줄 개연성은 높을 것이라는 개인적 견해를 갖고 있다.

Q. 듀피젠트 이후 다른 생물의약품도 적응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생물의약품과 구별되는 듀피젠트 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A. 일단 현재 이 분야 치료제들에 대해 간접 비교를 한 연구를 보면, 비용종의 감소와 비강충혈의 개선 측면에서 듀피젠트가 비교 약물(오말리주맙) 대비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비교 약물의 경우, 수술 여부 및 스테로이드 사용량의 감소 효과 등까지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각자 나타난 결과 수치들을 비교했을 때 듀피젠트의 결과가 더 우수한 경향을 보였다.

현재 두 약물의 비용종 개선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임상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결과가 나온다면 좀 더 명확한 그림을 그려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향후 듀피젠트의 잠재적인 확장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다. 계절성 비염 혹은 꽃가루 알러지와 같이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정말 많다. 이 분야 전문가로서 이런 증상들에서도 듀피젠트의 단기 투약이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을까? 

A. 큰 틀에서의 답변을 하고 싶다. 알다시피 듀피젠트가 가장 먼저 승인을 받은 적응증은 아토피 피부염이었다.

홍콩에서는 아토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젊은 여성이 있었을 정도로 아토피로 인한 환자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듀피젠트의 등장이 아토피 환자들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력이란 매우 크다. 

이후 듀피젠트는 중증 천식과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에까지 적응증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세 개의 질환 모두가 제2형 염증에 기반하는 질환이기 때문인데,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의 주요 원인 물질인 IL-4,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기 때문에 이 질환들에서 최적의 치료옵션일 수밖에 없다.

특히, 비용종 동반의 만성 비부비동염과 천식을 동시에 가진 환자 비중이 60%나 되는데 이들에게서 비용종의 개선, 천식 증상의 조절 등 듀피젠트의 효과가 상당히 좋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듀피젠트가 제2형 염증성 환자가 갖고 있는 다른 동반질환이나 아직 발현되지 않은 잠재적 동반질환에 대한 질병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허가받은 적응증 외 다른 종류의 제2형 염증 질환에도 듀피젠트가 효과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현재 진행 중인 듀피젠트 3상 임상 중에 호산구성 식도염 적응증에 대한 연구도 있는데 현재까지의 양상으로 보면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Q. 끝으로 한국의 보건의료전문가에게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향후 한국에 방문할 계획이 있는가?

A. 올해 코로나 19 상황이 나아지면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비인후과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국의 이비인후과 전문가들에게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내 생각으로는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들에게는 듀피젠트가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비용종까지 동반한 비부비동염 환자는 현재 치료옵션이 제한적이고 재발의 악순환이 일어나기 쉬운데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야만 하는 환자들에게 듀피젠트야말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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