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 600명 참석…"간병 시범사업 3교대 개선 요청"
"요양병원 보건정책 방향은 총량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정부 정책 핵심은 재가통합서비스 등 노인환자를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요양병원은 칼라가 뚜렷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은 지난 20일 부산 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에서 [뉴스더보이스] 등 보건의료 전문언론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아시아만성기의료학회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개국 요양재활 경영진과 의료인 및 종사자 등 600여명이 참석해 팬데믹 사태로 중단된 국제학회 위상과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날(20일) 한일중 내빈 기조강연과 병원 경영자 토크쇼에 이어 다음날(21일) 간호 질 향상과 회복기 재활, AI 기술과 인적자원관리 경영&HR 등 3개 분야별 요양재활 전문가와 실무자 실전강의 중심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총괄한 김덕진 회장은 "이번 부산 학술대회는 코로나로 연기되어 5년만에 열렸다. 일본과 중국 등 70여명의 만성기의료 경영자와 의료진 그리고 한국 의료진과 종사자 등 총 60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 학회는 2년 뒤 일본에서 한다"며 학술대회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국내 1200여개 요양병원은 끝이 보이지 않은 긴 터널에 진입한 상황이다.
규제 중심 정책과 낮은 정액수가, 높아진 인건비 그리고 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에 따른 대학병원 비상진료 여파 등 악조건 속에서 반등의 실타래를 찾기 힘든 실정.
김덕진 회장은 "현재 요양병원은 뚜렷한 칼라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정부는 요양병원 병상을 줄여 환자를 집으로 보내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요양병원 의료총량을 줄이는데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요양재활 병원계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그는 의료의 질 관리를 생존전략으로 제시했다.
■정부 요양병원 총량 억제와 재가서비스 초점 "고령사회 재활의료 활성화 필연"
김 회장은 "정부가 요양병원 재정 억제 수단을 쓰고 있다. 소비자(환자)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면 안 된다. 의료질 관리 밖에 없다. 요양병원 일각의 환자 덤핑은 의료질 관리가 안 된다"며 양이 아닌 질적 승부에 명운이 걸려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요양병원들은 재활의료를 하지 않으면 존립 자체가 힘들다고 얘기한다. 희연요양병원 역시 재활의료를 하지 않았으면 망했을 것이다. 노인환자를 걷게 만드는 것이 재활이다. 고령사회에서 재활의료는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덕진 회장은 몇 년 전 희연요양병원을 요양병원과 재활의료기관으로 분리했다. 희연요양병원과 희연재활병원 모두 365일 재활과 욕창 제로, 구속 폐지 등 환자 중심 의료질 향상과 자택 복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국내 최고 요양재활병원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재활의료기관은 53곳이다. 요양병원 중 8곳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재활의료기관에서 요양병원으로 가는 경우는 적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계는 복지부 간병 시범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김덕진 회장은 "현재 2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간병인 2교대 기준이며 시범수가는 잘해야 제로 정도 된다. 간병인 3교대를 요청하고 있다. 적자가 예상되는데 시범사업인 만큼 정확히 하자는 것이다. 복지부도 간병 급여화를 위해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현장에 기반한 시범사업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이번 부산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 노하우를 배우고, 한국 요양재활 의료진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아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나라 만성기의료가 다음 단계로 진화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