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은 그 어느 때보다 감염병을 예방하는 백신 등 의약품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특히 자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으로 필요한 의약품에 대한 자급률을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가에 없어서는 안될 의약품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기 위해 국가필수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2022년 3월15일 '우리가 지켜야할 필수의약품' 연재 첫 시작했다. 이번 일흔세번째로 일명 '아프리카수면병' 등의 감염에 사용되는 '펜타미딘주사제'와 샤가스병에 쓰이는 '니퍼티목스'와 '벤즈니다졸'에 대해 살펴본다.
인간에게 펴지는 기생충 관련 질환은 다양하다. 그중 체체파리에 의해 전염되는 인간의 기생충 질환은 바로 수면병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트라이파노소미아시스, 브루시파동편모충종의 미세한 기생충에 의해 발생된다. 발병하면 심각한 신경장애로 이어지고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또 트리파노좀속 기생충에 의해 야기되는 라이슈마니아증은 플라보토민사파리, 플라보토무스, 루츠미아의 물린 곳을 통해 번지며 열대지방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같은 리슈마니아증의 2차 치료나 수면병인 트리파노소마병에 효과적인 치료제는 현재 국내 허가된 '펜타미딘주사제'뿐이다.
또 샤가스병은 편모충의 원충 크루즈 트리파노소마가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참노린재과 빈대 등 흡혈곤충에 의해 전파된다. 기생충은 수혈이나 장기 이식, 음식물 섭취 등을 통해 확산된다.
샤가스병은 1~2주의 잠복기를 거치며 노린재에 물린 자리가 심하게 부어오르거나 안검에 부종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심장증후군이나 부정맥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기생충이 자라 염증이 발생, 심부전까지 심화될 수 있다. 성인은 가볍게 앓고 회복될 수 있으나 어린이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살균제인 '니퍼티목스'나 '벤즈니다졸'을 경구 투여해 진행하게 된다.
<펜타미딘주>
▶화이자펜타미딘이세티온산염주300mg는 지난 2000년 한국화이자제약이 허가받은 펜타미딘이세티온산염제제이다.
이 약은 리슈마니아증(장기와 피부)의 2차 치료나 리슈마니아 에치오피카에는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으며 트리파노소마병의 2차 치료에 쓰인다. 다만 트리파노소마 로데시엔스 균주는 제외된다.
그 외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에서의 뉴우모시스티스 카리니 감염의 1차 치료나 후천성면역결핍증환자 이외의 뉴우모시스티스 카리니 감염의 2차 치료제로 쓰인다.
다만 리슈마니아증의 경우 현재까지의 정보에 의해 다음의 용량이 권장되나 최적의 투여지침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다.
장기(칼라-아자르)는 체중 Kg당 3~4mg을 이틀에 한번 최대 10회 투여하며 약물 반응에 따라 반복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피부는 체중 Kg당 3~4mg을 주 1~2회, 증상이 회복될 때까지 주사한다.
트리파노소마병(헤모림피트 단계)의 경우 체중 Kg당 4mg을 1일 1회 또는 이틀에 한번 총 7~10회 투여하며 갑작스러운 저혈압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환자가 반듯이 누운 상태에서 천천히 점적 정맥주사한다.
이 약을 함유한 희석용액은 최소한 60분에 걸쳐 주입해야 하며 치밀한 의료 감독 하에 투여해야 한다. Bolus주사나 급속히 투여하지 않는다.
또 이 약은 의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지 않는 한 임부나 수유부, 잘시타빈을 투여중인 환자나 포스카르넷나트륨을 투여중인 환자는 투여해서는 안된다.
이 약은 지난 2018년 7만5277달러를 국내에 수입한 이후 2019년 4만9444달러, 2020년 7만6306달러, 2021년 2만8006달러, 2022년 4만9028달러를 공급했다.
한편 50여년 전에 개발된 '니퍼티목스(nifurtimox)'과 '벤즈니다졸(benznidazole)'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약물이다.
다만 벤즈니다졸의 경우 지난 2017년 스페인 케모 리서치 S.L사가 FDA에 허가를 신청하기도 했으며 앞서 미국 제약사인 칼로바이오스도 샤가스병 치료개발용 벤즈니다졸 프로그램 권리를 취득하기도 한 약물이지만 전세계 환자발생에 비해 치료약이 지속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