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개정된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PVA) 세부 운영지침이 '유형다' 협상 약제에 첫 적용된 가운데, 보험당국은 연간 300억원 이상 청구되는 이른바 고재정 약제 인하율이 증가하고, 제외기준 상향으로 중소 제약사 품목들이 60개 이상 협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또 의약품 안정적 수급 도모를 위해 40여개 품목은 일회상 환급 계약을 체결했고, 혁신형 제약기업 품목에 대해서는 인하율 감면이 이뤄졌다고 했다. 지침 개정 취지에 맞게 작동됐다는 의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7일 이 같이 밝혔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매년 1회 실시되는 '유형다' 협상은 2023년도 청구금액이 2022년도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경우' 또는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는 약제가 선정된다.

올해 '유형다' 협상 대상 약제는 63개 제품군 총 207개 품목이었다. 협상결과 이중 162개 품목은 9월1일자로 약가 인하되고, 45개 품목은 일회성 환급 계약 체결로 약가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앞서 건보공단은 PVA 협상 .재정절감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청구액 연동 참고산식을 차등화하고, 제외기준을 상향하는 내용으로 세부 운영지침을 지난 5월 개정했었다. 제약사의 수용성 향상과 연구개발 장려를 위해 일회성 환급 계약을 도입하고, 인하율 감면 제도도 새로 마련됐다. 이번 협상은 이 개정 세부지침 첫 적용 사례다.

건보공단은 "청구액 연동 참고산식 개선으로 연 300억 원 이상 청구한 고재정약제의 인하율이 지침 개정 이전 대비 36% 증가했고, 협상제외 청구액 기준을 상향 조정해 64개 품목이 제외돼 중소 제약사의 어려움 해소에 일조하는 등 제도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협상결과를 평가했다.

또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45개 품목에 대해 약가인하 대신 일회성 환급 계약을 적용해  의약품의 안정적 수급을 도모하고, 혁신형 제약기업 중 5년 내 3회 이상 협상 대상으로 선정된 17개 품목에 대한 인하율을 30% 감면해 제약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했다"고 했다.

건보공단은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유형다' 협상에서 전년도 281억 원 대비 85.5%가 증가한 521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윤유경 약제관리실장은 "인구 고령화 및 질병 만성화 등으로 건강보험 약제비의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약가 사후관리 업무에서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협상을 통한 약제비 지출관리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고 국민의 실질적 약품비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회성 환급 계약 약제는 세클엠캡슐, 보령뮤코미스트액, 코푸시럽, 타미플루, 클리스로, 아모크라듀오시럽, 베아세프, 클래신건조시럽, 코대원포르테시럽, 에스텐캡슐, 삼아아토크건조시럽, 씨투스건조시럽, 씨투스현탁액, 시네츄라시럽, 위더스세파클러캡슐, 유니펙탄캡슐, 일성클래리트로마이신, 드로피진시럽, 클래리시드건조시럽, 한미플루캡슐, 뮤테란과립 등이다. 

최은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