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g나 200mg 모두 같은 급여 약가를 받는 제약사들의 전략은 어떤 이점을 갖고 있을까. 노바티스 심부전치료제 '엔트레스토'는 하나의 예시를 보여준다.
17일 제약업계와 개원가에 따르면 심부전치료제 시장에서 '엔트레스토'는 환자들에게 뚜럿한 이점을 보여주며 성장세가 두드러진 품목이다.
실제 올해 1분기 3차 코로나 유행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급여의약품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엔트레스토'는 성장세를 유지한 몇 안되는 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1분기 60억원에 근접한 매출을 기록, 올해도 지난해 200억원대 매출은 훌쩍 넘어설 기세다.
또 최근 FDA로부터 좌심실 박출율(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LVEF)이 정상 미만인 성인 만성심부전 환자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기존 심박출계수 감소 환자에 더불어 보존 환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첫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국내에서도 추가적인 허가 적용증과 급여 확대가 기대되는 만큼 시장 주도권을 더 키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경쟁력과 함께 국내 성장세에는 노바티스의 마케팅 능력도 한 몫 했다. 2017년 10월 급여등재시 엔트레스토의 매출 주력 함량이 100mg에서 50mg로 바뀌었는데 이는 급격한 매출 외형 성장에 기여한 측면이 크다.
엔트레스토는 2017년 10월 50·100·200mg 등 3개 함량 모두 2243원으로 급여등재됐다. 적응증 추가, 사용량 약가연동제 적용 등으로 총 2차례 인하돼 2020년 6월부터는 2046원이 됐는데, 모든 함량에 약가는 동일하다.
엔트레스토의 초기 용량은 1일 2회 50mg 또는 1회 100mg이며, 안지오텐시전환효소(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ARB) 미복용 또는 이전 저용량 복용 환자에게는 1일 50mg 2회,신장애환자와 간장애환자에게도 1일 2회 50mg이 권장된다.
즉 기존 100mg 1회 투약군인 ACE, ARB 치료제 전환 환자군 보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50mg 복용군인 신규 환자에 좀 더 집중하는 마케팅이 펼치면서 50mg를 통한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출시 직후인 2017년에는 치료제 전환군인 100mg의 매출 비중이 약 50%에 근접했으나 즉시 감소해 30% 전후에 그친 반면, 50mg는 점유률을 50%대로 끌어올리며 주력 함량으로 자리를 잡았다. 200mg는 가장 낮은 10%대로 동일약가 구조 속에 신규환자 발굴이 엔트레스토의 매출 상승에 기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내약성에 따라 2~4주 간격으로 두배씩 용량을 증량, 1일 2회 또는 1회 200mg으로 증량 투약시에도 환자들의 부담이 증가하지 않토록 하거나 아예 부담을 더 낮춰주는 효과는 부가적인 부분이다.
최근에는 노바티스의 초기 마케팅전략은 변화가 감지된다. 신규환자 시장영역이 강화된 만큼 치료제 전환군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즉 의원급 시장의 매출 확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사용량 약가인하 연동으로 인한 약가 인하에도 불구 신규환자 확대로 인한 엔트레스토의 조기 정착이 더 큰 이익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이같은 전략은 통상 글로벌제약사가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시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더 자주 등장한다. 젊은 신규환자를 중심으로 복합제 시장을 확대, 기존 단일제 시장과 매출 간섭을 줄이며 순차적으로 복합제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는 방식이다.
특히 제네릭 출시 없이 단일제에서 복합제로 시장이 확대되는 DPP-4 억제제 계열과 SGLT-2억제제 당뇨치료제 시장에서는 20~40대 영역에서 단일제 대비 복합제의 시장 점유율이 50대 이후보다 높은 특징을 예외없이 보여준다.
국내 제약사 개량신약과 제네릭 출시 전략도 글로벌제약사의 흐름에 보조를 맞춰 변하고 있다. 기존 조기출시와 오리지널 스위칭 시장에 집중하는 단순한 형태에서 신규환자에 좀 더 집중하는 흐름이다.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제제가 대표적 예. 고지혈증 시장에서 20대 시장규모는 단 몇십억원대에 불과하다. 또 시장규모가 가장 큰 60대 환자군에 비교하면 100분 1수준으로 작지만 여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뚜렷하다.
20대 시장에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는 고지혈증 치료제의 모든 성분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고지혈증치료제시장에서 확실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오메가3의 경우도 평균 시장 점유율보다 젊은 20~30대 환자 점유율이 가장 높기는 마찬가지다.
즉 기존 치료제 처방변경을 통한 매출 확대라는 단순한 전략이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성장을 꾀하기 위해 신규환자 점유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