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혁신당, 고위직 물갈이 거센 목소리 "외부 인사 차관 임명 가능성 배제 못해"
새정부 출범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의료사태를 불러온 복지부를 지키는 실장 중 몇 명이나 생존할까.
26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는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 속에서 일주일 남짓 남겨놓은 조기대선 결과에 따른 후폭풍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치러지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다음날인 4일 새정부 출범.
복지부 내부는 새정부 출범 이후 도래할 대대적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형국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빠르게 진행될 복지 및 보건의료 국정과제 아젠다 설정 그리고 장차관 정무직과 실국장 고공단(고위공무원) 인사가 핵심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장관과 차관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것은 실장 인사이다.
현재 복지부는 김혜진 기획조정실장(행시 38회, 서울대 간호학과)과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행시 39회, 고려대 무역학과),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행시 40회,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행시 39회,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등 4명의 실장이 조직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정호원 대변인(행시 40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과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행시 40회, 숙명여대 행정학과)도 윤정부에서 실장급으로 승진했다.
통상적으로 새정부가 들어서면 선임 실장 4명 중 1명 이상이 복지와 안방살림을 담당하는 제1차관,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제2차관으로 낙점됐다.
행정고시 패스 후 행정사무관으로 시작해 서기관과 과장, 국장을 거친 1급 실장직은 일반 공무원들의 최고봉이다.
하지만 새정부에서 현 실장들이 복지부에 남아 있을 확률은 희박하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입장은 단호하다.
의료사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토대로 복지부 고위직 인사의 옥석을 가리겠다는 게 당 내부 기조이다.
대통령 선거 공조 체계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의료사태를 방관하고 부역한 복지부 실장급 전원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알리는 좌표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개혁신당은 윤정부 의료개혁에 대한 강한 비판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복지부 인적 쇄신에 동의하는 양상이고, 국민의힘은 의료계와 협의를 약속해 현장에 입각한 보건정책이 예상되나 복지부 인적 쇄신 입장은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실장급 6명 중 누가 다음 정부의 바늘구멍을 통과해 실장 또는 차관으로 남을지 예단하기 힘들다.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의료대란 속에서 복지부 실장들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 되묻고 싶다. 정권과 장차관 뒤에 숨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데 연연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중앙부처 고위직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냉정한 평가 등 견고한 인사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6월 4일 출범할 다음 정부에서 복지부 조규홍 장관(행시 32회, 서울대 경제학과) 임기는 일정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기일 제1차관(행시 37회, 건국대 행정학과)과 박민수 제2차관(행시 36회, 서울대 경제학과)은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퇴임할 가능성이 높다.
복수차관 임명은 6월 중 빠르게 진행되나, 복지부 장관은 대통령의 장관 후보자 인선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기재부 출신 조규홍 장관의 자진 사퇴가 없는 한 7월까지 임기가 연장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속단하기 이르나 파격적 차관 임명도 점쳐진다.
복지부 출신 전 공무원이나 보건의료 전문가 등 외부 인사 영입이다.
내란 사태 동조세력으로 평가받는 기재부 등 경제부처 출신 공무원의 복지부 차관 임명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정가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인사는 “기존 실장 4명은 의료사태를 방관했고, 실장급 2명은 윤정부 언론 띄우기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등에 주력했다. 실장 중 누구도 의료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선 결과는 단정할 수 없으나 과거 정부와 다른 대대적 인적 쇄신이 예상된다. 새정부 초대 장관 임명까지 복수차관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복지부 내부를 잘 알면서 강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겸비한 외부 인사 차관 임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6월 4일 새정부 출범 이후 복지부 세종청사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보건의료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과감한 인적 쇄신은 묵묵히 일하는 다수 복지부 공무원의 애절한 바람인지도 모른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단순한 정무적 해석보다 보다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접근이 언론의 품격을 보여주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