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필수의약품' 파슬로덱스가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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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필수의약품' 파슬로덱스가 던지는 질문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7.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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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치료제 파슬로덱스[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유방암치료제 파슬로덱스[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유방암 치료제 파슬로덱스(성분 풀베스트란트)의 가산 종료 시점인 8월 1일이 다가오면서 환자와 의료현장은 또다시 불안에 휩싸였다.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약임에도 가격 인하를 계기로 이 약을 쓰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파슬로덱스는 폐경 후 진행성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오리지널 항암 주사제다. 치료 가이드라인의 중심에 있고, 국내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약제다. 그러나 가산이 종료되면 제네릭과 동일한 약가를 적용받게 돼, 오리지널을 보유한 제약사는 채산성을 이유로 공급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는 같은 이유로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환자단체는 “국가필수의약품 제도가 무력화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고, 의료진 역시 “이 약이 사라지면 환자의 치료 옵션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파슬로덱스가 던지는 이번 문제의 본질은 제도의 구조적 한계다. 정부는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만 했을 뿐, 수익성을 이유로 한 철수를 막을 대비책도, 제도적 방패도 마련해놓지 않았다. 오히려 약가 인하가 공급 중단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가격’만을 조정해서는 안 된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약제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단순히 제네릭과의 약가 형평성에만 매몰돼 오리지널 공급 기반을 무너뜨린다면, 필수의약품의 존재 이유는 무색해진다.

더 나아가 환자단체와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 구조 속에 제도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정부-제약사 간 협상 테이블에서 빠져 있는 환자의 자리는 위기 상황마다 반복되는 구조적 단절의 뿌리다.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은 단순히 ‘공급 계약’의 문제가 아니다. 이 약이 오늘 병원에 없다는 건, 누군가의 생존 가능성이 어제보다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번 파슬로덱스 사태를 '한 품목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지금도 생명을 위해 싸우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정부가 진정으로 던져야 할 질문은 “이 제도는 환자를 지키고 있는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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