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의료기기 도매상, 독점 공급 심각…"리베이트 위험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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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의료기기 도매상, 독점 공급 심각…"리베이트 위험 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5.10.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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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절반 이상 ‘한곳에 의존’...사립병원 중심 독점구조 고착화
김선민 의원 “의료기기법에 특수관계인 거래금지조항조차 없어"

국내 주요 상급종합병원 절반 이상이 단일 의료기기 도매상에 사실상 독점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병원에서는 특정 도매상 한 곳이 전체 의료기기 공급액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등 거래 구조가 심각하게 왜곡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공립 병원은 독점 공급 비율이 90% 이상인 곳이 한 곳도 없는 반면, 독점 현상은 대부분 사립 상급종합병원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25곳(53%)이 특정 의료기기 도매상으로부터 공급비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24곳)에 이어 2년 연속 절반을 넘겼다.

이는 의약품의 경우 공급비율 90% 이상인 병원이 8곳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사립병원에 집중된 독점…국공립은 전무

독점 현상은 대부분 사립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했다. 국공립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단일 도매상의 공급비율이 90% 이상인 곳은 한 곳도 없었고, 대부분의 국공립 병원은 특정 도매상 비율이 50% 미만이었다. 반면 사립 상급종합병원은 25곳이 특정 도매상에 90% 이상 의존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B 상급종합병원은 지난해 27개 도매상으로부터 2,202억 원어치 의료기기를 공급받았으나, 이 중 한 도매상이 2,198억 원(공급비율 99.8%)을 담당해 사실상 독점 구조를 형성했다.

또다른 A 병원은 13개 도매상 중 한 곳에서 전체 공급액의 99.9%를, C 병원 역시 150개 도매상 중 한 곳에서 99.7%를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기법, 특수관계인 거래 제한조차 없어

이처럼 의료기기 도매상이 대형병원과 독점적 거래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현행 의료기기법의 허점 때문이다. 약사법은 도매상과 의료기관 대표가 2촌 이내 친족이거나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경우 거래를 금지하고 있으나, 의료기기법에는 이 같은 ‘특수관계인 거래금지’ 조항이 아예 없다.

또한 ▲대금 지급기한 의무 부재 ▲계약서 미작성 ▲공급내역 보고의 불완전성 등으로 인해 거래 투명성이 떨어지고, 병원이 도매상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일부 병원은 대금 결제를 450일까지 지연하거나, 의료기기를 먼저 공급받은 뒤 사용분만 결제하는 ‘가납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간납업체 활용 70% 넘어…사립병원 주도

김 의원실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함께 조사한 결과,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31곳(65.9%)의 최대 공급 도매상이 간납업체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중 29곳이 사립, 2곳은 국공립이었다. 최대 공급 도매상은 아니지만 간납업체를 활용하는 병원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70% 이상이 간납업체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납업체는 의료기관이 사실상 지배하거나 운영하는 도매 형태로, 구매대행·독점공급·페이퍼컴퍼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과도한 수수료 요구, 대금 지연, 계약서 미작성 등 불공정 거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리베이트 가능성 높아…복지부, 긴급 조사해야”

김 의원은 “약사법처럼 특수관계인 거래를 금지하는 규정조차 없는 의료기기법 아래에서 대형병원이 한 도매상과 독점적 거래를 유지하는 것은 리베이트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의료기기 도매상에게 불공평한 거래 구조를 강요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공정경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기 도매상과 대형병원 간 독점 실태를 긴급히 조사하고, 의료기기법을 개정해 투명한 유통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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