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유도제 도입 촉구 시민사회 “입법 공백 뒤에 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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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유도제 도입 촉구 시민사회 “입법 공백 뒤에 숨지 말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5.12.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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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적 의미 있지만 실행은 미흡…식약처 즉각 허가 나서야”

시민사회가 유산유도제 도입을 둘러싼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적인 허가와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4년 넘게 이어진 ‘입법 공백’을 더 이상 핑계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는 22일 논평을 내고 “유산유도제 도입 문제는 더 이상 입법 공백 뒤에 숨길 사안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9일 성평등가족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유산유도제가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방치해 왔다고 지적한 점을 언급하며 “늦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성평등가족부가 여전히 입법 공백과 부처 간 합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제는 원론적 논의가 아니라 즉각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논평에 따르면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2021년 1월부터 형법상 낙태죄 효력은 상실됐으며, 현행 법률 어디에도 약물적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그럼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대약품이 신청한 유산유도제 허가 심사를 4년 넘게 보류해 왔다.

이들은 식약처가 “사용 가능 임신 주수 설정을 위한 대체 입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데 대해 “허가사항을 법률에 떠넘기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유산유도제 사용 주수는 법률이 아니라 임상 데이터와 안전성·유효성 자료에 따라 과학적으로 결정돼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유산유도제는 이미 30여 년간 전 세계에서 사용돼 왔고, 세계보건기구(WHO)가 핵심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약물”이라며 “안전성에 대한 의학적 판단은 이미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허가가 지연되는 현실은 국가가 여전히 여성의 재생산권을 승인과 통제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산유도제 허가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임신중지 의료 접근성 보장과 차별·낙인 해소, 건강보험 적용 등 종합적인 입법·정책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가 허용한 사유를 증명해야만 임신중지가 가능했던 과거의 ‘우생학적 모자보건법’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들은 “식약처는 법적 근거 없는 ‘입법 핑계’를 중단하고 유산유도제 허가 심사를 즉각 진행하라”며 “대통령의 발언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논평에는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을 비롯해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노동당, 녹색당,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시민건강연구소, 여성환경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장애여성공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탁틴내일,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플랫폼 C,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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