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최종 결론 아냐” vs 시민사회 “과소 추계”…의사 수급전망 이견
상태바
의사 “최종 결론 아냐” vs 시민사회 “과소 추계”…의사 수급전망 이견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1.06 0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은 검증 요구, 환자·시민단체는 ‘의료공백 고정’ 문제 제기

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중장기 의사 수급 전망을 발표하자 의료계와 시민사회·환자단체가 서로 다른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계는 추계 결과에 대한 검증이 먼저라고 주장했고, 시민사회와 환자단체는 비정상적인 의료공백 시기를 기준으로 삼은 과소 추계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30일 제12차 회의를 열고 2025~2040년 의사 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확정했다. 추계위는 2035년 최대 4,923명, 2040년에는 최대 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수 있다는 중장기 전망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정원 규모를 논의할 방침이다.

의협 “출발점일 뿐… 원자료·분석코드 공개해 검증해야”

대한의사협회는 추계 결과 발표 직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과는 최종 결론이 아니라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한 출발점”이라며 검증 절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협은 다양한 추계 방법을 적용해 검증을 시도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검증 방식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변수 설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추계 결과를 곧바로 정책 결정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또 추계 과정의 투명성 문제도 제기했다. 의협은 추계 결과를 도출한 원자료와 분석 방법, 분석 코드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를 공개해 교차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 노동량과 생산성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추계가 서둘러 발표됐다는 점과, 의료 이용량이 현재와 같은 비율로 계속 증가한다는 가정의 타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의협은 의사 수급정책은 단순히 인원 확대가 아니라 교육 여건과 양성의 질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의과대학 교수진과의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시민·환자단체 “의료공백을 정상으로 둔 과소 추계”

시민사회와 환자·보건의료노동계는 추계 결과의 전제 자체를 문제 삼았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월 5일 공동성명을 내고 “의료공백이 극심했던 시기를 정상으로 가정한 추계는 현실을 왜곡한 과소 산정”이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2024~2025년 의정갈등과 의료공백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주체로 환자와 국민, 현장 보건의료노동자를 지목했다. 이들은 의료 이용이 억제되고 치료가 지연된 비정상 시기를 ‘현재’로 고정해 수요를 산정할 경우,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지역 필수 공공의료 부족과 같은 구조적 수요가 통계에서 가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5년(2020~2024년) 임상활동 확률을 적용한 공급 추계 방식에 대해서도 코로나19와 의정갈등 시기의 일시적 활동성이 반영돼 고령 의사 공급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논의 역시 의사 증원 회피의 근거로 활용돼서는 안 되며, 환자 안전과 충분한 설명, 협진 강화를 위한 도구로 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대회의는 정부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2024년 의료 이용 수준을 정원 결정의 하한선으로 사용하는 방식 중단 △고령 의사 과대반영 여부에 대한 공개 검증 △근무시간 단축 논의와 연계한 의사 증원 원칙 확립 △의사 증원과 함께 지역 필수 공공의료 배치와 지원 패키지 마련 등을 요구했다.

연대회의는 “의사 수급 추계는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의료체계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적 책무의 문제”라며 “비정상 시기의 과소 추계를 기준으로 정원을 결정할 경우 그 부담은 다시 환자와 현장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6일 오후 4시 서울시청역 인근 달개비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추계결과에 대한 첫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