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종 담당 이정우 보건사무관 사직…"의료사태 그림자, 보건정책 자긍심 희석"
세종청사 1천명 공무원 중 의사 공무원 10명 불과 "의료정책 임상 경험 중요"
[초점=외면 당하는 보건복지부 의사직 공무원]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보건복지부 세종청사에서 신규 의사 공무원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의사 출신 공무원 사직이 지속되면서 복지부 내부의 의사직 생태계 불안감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19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인사혁신처에서 최근 보건복지부에 통보한 2026년 신규 임용되는 5급(사무관) 민간 경력 특별채용 최종 합격자에 의사(MD) 출신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의사 출신 신규 공무원 부재이다. 올해 복지부 5급 특별채용 민간 경력 합격자는 1명이다.
복지부 측은 의사 출신은 아니라고 전하면서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합격자의 세부 내용은 함구했다. 의사를 비롯한 보건학 박사, 간호학 박사, 변호사 및 전산직 등도 특별채용 자격이 부여된다.
어찌된 일일까.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특별채용에 의사 출신 1명이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최종 면접에 응시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복지부 막내 의사 출신은 2024년 입사한 지역의료정책과 김도한 보건사무관(부산의대)이다.
■의사 출신 지원자 최종 면접 불참 후문-의료사태 여파, 젊은 의사들 관심 '희석'
의료사태 여파가 지속되는 것일까. 보건의료 정책이 젊은 의사들의 관심 분야에서 멀어진 것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관심을 표명한 복지부 의사 출신 공무원은 몇 명일까.
1월 현재, 복지부 본부 기준 의사 공무원은 정은경 장관(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을 제외하면 총 10명이다.
실장급인 손영래 의료혁신추진단장(서울의대)과 국장급인 이중규 공공보건정책관(고려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 그리고 과장급 공인식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경희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한숙 보험정책과장(경희의대, 내과 전문의), 강민구 지역의료정책과장(서울의대, 내과 전문의) 등이 간부진에 포진되어 있다.
이어 응급의료과 조영대 보건사무관(연세의대, 가정의학과·예방의학과 전문의), 재난의료정책과 김은나 보건사무관(충남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 질병정책과 박동희 보건사무관(조선의대, 내과 전문의·변호사) 등 2019년 입사 동기가 보건 부서에서 맹활약 중이다.
여기에 보험급여과 이민정 보건사무관(건국의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지역의료정책과 김도한 보건사무관(부산의대)이 막내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아쉽게도 의료기관정책과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기준을 담당하며 똑순이 통한 이정우 보건사무관(이화의대, 내과 전문의)은 지난달 개인적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해초 허리 역할을 담당한 입사 7년차 김보람 보건사무관(연세의대, 가정의학과 전문의)과 배홍철 보건사무관(한양의대, 예방의학과 전문의) 사직 이후 의사 공무원 중도 퇴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정우 보건사무관 중도 퇴직, 연이은 사직 행렬 "상대적 박탈감과 부담감 작용"
의사 공무원들 중도 사직은 비단 이들 뿐만은 아니다. 세종청사 출근과 업무 강도, 개인적 사유 등으로 입사 1~2년내 퇴사한 보건사무관이 적지 않다. 퇴직한 보건사무관 상당수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보건대학원 등으로 둥지를 옮겼다.
임상 의사 동기들과 비교해 박봉의 급여에도 복지부를 택한 의사 공무원들은 소신과 철학을 지니고 있다.
구태한 보건의료 정책을 내 손으로 개선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와 함께 현장 경험을 반영한 보건의료 정책에 일조하겠다는 소박한 꿈이 이들을 복지부로 이끈 원동력이다.
지금은 어떨까.
의료사태를 계기로 복지부에 대한 불신과 의사 공무원을 바라보는 의료계 비판적 시각 그리고 급여와 근무 환경 등 상대적 박탈감이 젊은 의사 공무원들을 짓누르는 부담감일지도 모른다.
공직을 경험한 의료계 인사는 "복지부를 바라보는 의료계 시선이 과거와 다르다. 보건의료 정책을 담당하는 의사 공무원들의 자부심과 긍지가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가 들린다. 의료사태 이후 삶의 질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젊은 의사들에게 보건사무관 진로는 관심 사항에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직 경험 의료계 인사 "의사 공무원들 자부심 희석, 삶의 질 중시-경제적 문제 작용"
그는 "의사 출신 정은경 장관 취임 이후 달라진 게 없다. 공정성과 신뢰를 중시하는 정 장관 성격상 의사 공무원에게 마음은 있지만 편애할 수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보건사무관에서 서기관 승진까지 오랜 시간을 인내해야 하는 젊은 의사 공무원들에게 동연배 의사들과 비교된 모습이 버티기 힘들 수 있다. 결혼과 육아 등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 문제를 무시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보건의료 혁신을 내건 복지부 입장에서 임상 경험을 지닌 의사 공무원 수혈은 의료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 의료단체 협의 등의 시너지로 작용한다.
인사과 공무원은 "진료와 임상 연구 경험을 지닌 의사 공무원 역할은 보건의료 정책에서 중요하다. 인사혁신처에 매년 의사를 비롯한 전문직 정원을 요구하고 있다. 젊은 의사들이 특채에 응시하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으나 안타깝다. 그렇다고 의사 공무원 급여와 수당을 개선하는 것은 다른 공무원들과 형평성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본부 공무원 1000명 중 의사 출신 공무원은 10명으로 전체 인원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