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다사 사회 앞에 고작 490명”…시민사회, 의대 증원 강력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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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다사 사회 앞에 고작 490명”…시민사회, 의대 증원 강력 규탄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2.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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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보신주의 결과…2038년 의료대란 예고편” 비판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490명으로 확정한 데 대해 시민사회·노동계·환자단체가 “초고령사회와 의료수요 급증을 외면한 미봉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1일 성명을 통해 전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2027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490명에 대해 “다가올 ‘다사(多死) 사회’ 위기에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정부 결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정부는 2027년 490명, 2028~2029년 613명, 2030년 이후 813명 수준으로 단계적 증원을 추진하고, 증원분을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하며 2030년부터 공공의대·지역의대를 통해 연 200명을 추가 양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연대회의는 이러한 계획이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진=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사진=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

연대회의는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섰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80대 중반에 진입하는 2038년 전후부터 사망자 수와 중증·만성질환, 장기요양 수요가 동시에 급증할 것”이라며 “지금 의대에 입학한 인력이 전문의로 현장에 투입되기까지 최소 10~12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증원 규모는 구조적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에 명백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결정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숫자 선택”이라고 규정하며, “2038년 의료대란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의사 수급추계 결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2037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가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정부가 교육여건 상한, 가상 인력 반영 등을 이유로 증원 폭을 낮췄다는 것이다. 이들은 “과학적 추계가 아니라 정치공학적 숫자 조정”이라며, 수급추계위원회와 정책 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신뢰 훼손을 우려했다.

현장 인력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연대회의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진료지원인력(PA) 확대가 가속화되면서 의료현장이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 부족으로 인해 간호사, 의료기사, 돌봄 인력에게 업무가 전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노동 강도 증가와 환자 안전 저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의사 인력 부족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정부 기조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연대회의는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조 수단”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AI 생산성 가정을 근거로 필요 인력을 줄이는 것은 환자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실험”이라고 밝혔다. AI 도입 과정에서 오히려 기록·모니터링·설명 업무가 간호 및 돌봄 인력에게 더 전가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지역의사전형에 대해서는 “지역·필수·공공의료 문제는 단순한 인력 배치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과 병상 확대 경쟁을 그대로 둔 채 지역에 인력만 투입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의료전달체계 확립, 2차 의료기관 기능 강화, 병상 수급 조정, 팀 의료 인프라 구축, 행위별 수가제 개편 등 공급 구조 전반의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의사 인력 확충은 의료개혁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라며 “무력화된 수급추계·정책결정 거버넌스를 전면 개편하고, 환자 안전과 보건의료 노동권을 함께 담는 종합 의료개혁 패키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490명 증원 결정은 다가올 인구절벽과 다사 사회 위기에 대한 책임 회피”라며 “정부는 보다 과감하고 구조적인 의료개혁과 실질적인 의사 인력 확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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