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구조·준혁신기업 육성 등 후속 논의도 예고
정부가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제네릭 약가 인하,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화를 핵심으로 하는 약가제도 개편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방안은 국정과제와 직접 연계된 정책으로,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보고된 내용이 원안 그대로 유지된 채 당정 협의 단계까지 올라왔다. 최종안은 오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위원회에 보고된 약가제도 개선방안은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 △수급안정 의약품 공급체계 구축 △제네릭 약가 관리 합리화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정책 전반은 국정과제 32번(혁신형 제약기업 약가보상 개선), 83번(약가 산정체계 개편 및 재정 안정화), 86번(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적용)과 맞물려 추진된다.
희귀질환 치료제 ‘100일 등재’…사후평가 중심 구조 전환
신약 분야에서는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신속등재’ 체계가 도입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우선 등재한 뒤, 사후평가를 통해 약가와 급여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등재 이후에는 실사용자료(RWE)를 기반으로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을 재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위험분담제 적용 여부나 약가 수준이 재조정된다.
비용효과성 평가도 개편된다. 단기적으로는 ICER 임계값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의료기관 EMR 연계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석 등을 활용해 성과 기반 평가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약가 환급제 확대 등 유연계약제를 도입하고,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약가 가산 기간을 최대 4년까지 확대하는 등 보상 체계도 강화된다.
필수의약품 ‘10년 약가 우대’…공급망 대응 강화
수급 안정 분야에서는 필수의약품 공급망 강화가 핵심이다.
정부는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기준을 현실화하고 직권지정을 확대하는 한편, 원료 가격 상승분을 즉시 반영하고 원가 산정 범위도 확대해 공급 중단을 최소화한다.
특히 원료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국가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최대 10년 이상 약가 우대를 적용한다. 항생주사제, 소아용 의약품 등 공급 취약 품목도 포함된다.
아울러 정부·산업계·환자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통해 수급 불안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대체 처방·조제를 지원하는 정보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제네릭 약가 40% 초중반대 인하…사후관리 정례화
제네릭 약가 개편도 핵심 축이다.
정부는 신규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0% 초중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주요국 수준을 반영해 약가 체계를 합리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자체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수행 여부, 원료의약품 등록 여부 등에 따라 약가를 차등 적용하고, 과다 품목 등재를 억제하기 위한 단계적 약가 인하 구조도 강화한다.
기존 등재 의약품 역시 단계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되,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일정 기간 우대 약가를 유지하는 특례를 둔다.
사후관리 체계는 정례화된다. 사용량-약가 연동과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약가 조정 시기를 연 2회로 통합하고,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임상 근거 연동형’으로 개편된다.
“소위안 그대로 반영”…후속 협의체서 유통·산업구조 논의
이번 방안은 최근 건정심 소위원회에 보고된 내용이 수정 없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정책 방향과 주요 수치, 제도 설계가 모두 유지된 채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은 국정과제와 직접 연결된 사안으로 신약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 안정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건정심 의결 이후에는 세부 이행방안과 산업 영향 최소화 방안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제네릭 중심 산업 구조를 혁신 중심으로 전환하고, 유통구조 개선까지 병행하는 후속 논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6일 건정심 의결 이후 관련 법령 개정을 거쳐 2026년 하반기부터 제도를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관 협의체를 통해 △준혁신형 제약기업 육성 △제네릭 활성화 및 품질 경쟁 유도 △CSO 등 유통구조 개선 방안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