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접근성 청원 하루 새 3건…희귀·중증환자 ‘찐신문고’된 국민동의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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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접근성 청원 하루 새 3건…희귀·중증환자 ‘찐신문고’된 국민동의청원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6.1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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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니고 적응증 확대·대장암 면역항암제 급여·성장호르몬 급여 개선 동시 제기
“치료제는 있는데 못 쓴다” 호소…제도 공백·허가 지연에 환자들 국회 노크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희귀·중증질환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문제를 호소하는 '신(新)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탈라타맙 건강보험 급여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한 데 이어, 11일에는 신약 허가 확대와 건강보험 급여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하루에만 3건 동시에 게시됐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공통적으로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약제가 존재하지만 허가나 급여 기준의 벽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치료 기회의 확대를 위해 직접 국회를 찾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신약 접근성 문제가 환자들의 핵심 정책 요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IDH 변이 양성 4등급 신경교종 환자의 보라니고(보라시데닙) 사용 허가 확대 ▲2~3기 대장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보조요법 급여 신설 ▲뇌하수체 기능 전폐 환아의 성장호르몬 급여 기준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각각 등록됐다.

[사진=챗GPT]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희귀·중증질환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문제를 호소하는 '신(新)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탈라타맙 건강보험 급여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한 데 이어, 11일에는 신약 허가 확대와 건강보험 급여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하루에만 3건 동시에 게시됐다. [사진=챗GPT]

"종양 등급 때문에 치료 기회 박탈"…보라니고 확대 요구

첫 번째 청원은 IDH 변이 양성 4등급 신경교종 환자에 대한 보라니고 사용 허가 확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현재 국내에서 보라니고가 WHO 2등급 성상세포종·희돌기교종 환자에게만 허가돼 있지만, IDH 변이가 확인된 4등급 신경교종 환자 역시 동일한 표적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글로벌 3상 INDIGO 연구와 최근 발표된 IDHEAL-4U 연구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음에도 종양 등급만으로 치료 기회가 배제되는 것은 의학적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4등급 신경교종까지 허가 범위 확대 검토 ▲추가 임상근거 확보와 안전성 관리 ▲희귀·중증질환 환자를 위한 유연한 허가체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재발해야 치료 가능"…대장암 면역항암제 급여 신설 촉구

같은 날 등록된 또 다른 청원은 2~3기 대장암 환자 가운데 MSI-H, TMB-H, POLE 변이가 확인된 환자에 대한 면역항암제 보조요법 급여 기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청원인은 자신을 대형병원 암병동 간호사 출신 연구자이자 대장암 환자 가족이라고 소개하며 "암 치료의 원칙은 재발 방지인데 국내 급여체계는 재발이 확인돼야만 치료 선택지가 열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술 후 ctDNA 검사에서 미세잔존병변(MRD)이 확인돼 재발 위험이 높더라도 현행 제도에서는 영상학적 재발이 확인될 때까지 별다른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NCCN 가이드라인과 해외 임상연구 결과 등을 근거로 ▲MSI-H·TMB-H·POLE 변이 대장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급여 신설 ▲ctDNA 양성 환자의 조기 개입 치료 인정 ▲종양불문(tumor-agnostic) 면역항암제 적응증의 신속 허가 등을 요구했다.

"153cm 되면 치료 중단"…희귀 뇌종양 후유증 환아 가족 호소

세 번째 청원은 두개인두종 수술 후 뇌하수체 기능이 완전히 소실된 환아에 대한 성장호르몬 급여 기준 개선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37개월에 두개인두종 진단을 받고 수술 과정에서 뇌하수체가 제거된 딸의 사례를 소개하며 "현재 제도는 여아 키가 153cm에 도달하면 성장호르몬 급여를 중단하지만, 이들 환자에게 성장호르몬은 단순히 키를 키우는 약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또 성장호르몬 결핍이 골밀도 저하, 근육 감소, 심혈관계 위험 증가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데도 획일적인 신장 기준만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뇌하수체 기능 전폐 환아에 대한 예외 급여기준 마련 ▲성인기 이행기 치료 지원 ▲두개인두종 환자의 평생 호르몬 대체요법 보장 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국회 통한 신약 접근성 요구 확산...탈라타맙 청원 5만명 성원

몇년 사이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희귀·중증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소세포폐암 치료제 탈라타맙 건강보험 급여 적용 청원은 전날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확보하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이에 앞서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IgA 신증 치료제 네페콘 등과 관련한 청원도 잇따라 제기된 바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희귀·중증질환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한다. 급여 접근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 속에서 환자들이 직접 국회를 통해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환자단체가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냈다면 최근에는 개별 환자와 보호자가 직접 근거자료를 제시하며 허가·급여 개선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신약 접근성 문제가 생존권 이슈로 인식되면서 국민동의청원이 환자들의 정책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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