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평가 확대·준혁신형 육성·CSO 개선 동시 추진 필요
[기획인터뷰] 혁신형제약 인증제도 개편=① 김윤 의원
정부가 약가제도 개편과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회는 두 제도를 연계해 국내 제약산업을 제네릭 중심 구조에서 연구개발(R&D) 중심 산업으로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혁신형 인증은 단순한 지원제도가 아니라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신약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으로 발전해야 하며, 리베이트와 CSO, 위탁생동 등 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최근 뉴스더보이스와 인터뷰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의 발전 방향과 약가 개편, 윤리성 평가, 산업 구조 개선 과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 의원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제도가 R&D를 강화하고 유인하는 효과를 내고는 있지만, 기존 인센티브가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증을 받으려는 흐름이 크지 않았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약가제도 개편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약으로 지출되는 재정을 줄이겠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를 조금 더 발전시키고 확대하는 것이 제약기업들의 R&D를 더 활성화시키고 산업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릭 수익에서 신약 개발로 연결
김 의원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제네릭 약가 우대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 산업구조를 고려한 과도기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제약산업 구조는 여전히 신약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제네릭 약가를 높은 수준으로 책정해 대부분의 이윤을 내고 있는 구조"라며 "그렇게 낸 이윤을 R&D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R&D 투자 비율이 높은 경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하고 제네릭 약가 차익을 일정 수준, 일정 기간 보장하려는 체계"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신약 중심 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궁극적으로는 제네릭 약가가 원가 수준 또는 외국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혁신형 제약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신약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국내 제약기업들은 제네릭으로 수익을 내 경쟁력을 키워 신약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R&D에 투자한 기업은 극히 소수였다"며 "이번 약가 개편과 혁신형 인증제도를 연계해 원래 의도했던 산업구조 개편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리경영과 필수의약품 공급도 평가 대상
김 의원은 혁신형 제약기업 평가에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는 방향에는 공감했다. 특히 퇴장방지의약품과 국가필수의약품 등 안정적인 공급 기능에 대한 평가는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필수적이지만 공급 부족 우려가 있는 약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기능에 인센티브를 줘 R&D와 함께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방식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가 정한 퇴장방지의약품이나 국가필수의약품과 실제 시장에서 수급불안정이 발생하는 의약품에는 차이가 있다"며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리성 평가에 대해서는 "R&D와 윤리성이 개념적으로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필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증제만으로 리베이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 의원은 "리베이트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네릭 약가 정상화와 CSO를 비롯한 비정상적인 유통구조 개선, 경제적인 제네릭 사용 확대 등 제도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생동성 1+3, CSO, 약가제도 등이 모두 연결된 문제인 만큼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에서 제기하는 '영업사원 개인 일탈에 따른 리베이트 사건까지 혁신형 인증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질문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순수한 개인의 일탈이 실제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고 그것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사원을 관리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 일탈과 회사 책임을 구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더 살펴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인증체계 고도화·산업 생태계 재편 제안
김 의원은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기준 개편안은 이전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는 R&D의 질을 평가하는 정성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R&D의 내용과 질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추가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개편 과정에서 정성평가를 시도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정규 평가항목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를 사다리처럼 운영해 기업들이 단계적으로 성장하고 궁극적으로 신약을 만드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약 개발 기업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제네릭 기업도 각각의 역할에 맞게 육성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제조시설 없이 위탁생동과 CSO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업 구조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제조시설도 갖추지 않고 판매도 CSO를 통해 하는 기업 형태가 산업 전체 구조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식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위탁생동과 CSO, 약 재평가 문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R&D와 신약 개발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산업구조 자체를 사다리처럼 만들어야 한다"며 "연구하는 벤처기업과 학계에 대한 전주기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기업과 연결하는 제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 기능이 과기부와 식약처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국회도 그런 역할을 해야 하지만 정부와 함께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