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이 더 힘들다”…환자·가족 60%가 겪은 일상의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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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이 더 힘들다”…환자·가족 60%가 겪은 일상의 불이익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9.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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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어려움 40.2%로 가장 많아…직장·채용 26.7%, 학교·학업 22.3%
정책에 환자 의견 반영해야 91.2%…일반인과 16%p 인식차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작 환자가 학교와 직장,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지원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와 가족 10명 중 6명은 사회생활 등 일상에서 실제 어려움이나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2일 오전 ‘우리 곁에 환자, 환자 곁에 우리: 어쩌면, 우리 이야기’ 공동캠페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자 인식조사 결과와 향후 캠페인 계획을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7월 27일부터 30일까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속 환자·가족 569명과 만 19세 이상 일반인 500명 등 총 106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가족은 무작위 추출 방식의 인터넷 조사, 일반인은 할당추출 방식의 온라인 패널 조사로 참여했다. 조사 수행기관은 리서치랩이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가 ‘우리 곁에 환자, 환자 곁에 우리: 어쩌면, 우리 이야기’ 공동캠페인 일환으로 실시한 '환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가 ‘우리 곁에 환자, 환자 곁에 우리: 어쩌면, 우리 이야기’ 공동캠페인 일환으로 실시한 '환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환자는 일상을 살지만…일반인은 ‘중증’부터 떠올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공동캠페인을 마련한 배경으로 환자의 삶이 병원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이사는 “환자는 치료받으면서도 학교와 직장,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치료비와 소득 감소뿐 아니라 학업·취업·복직, 사람과의 관계 변화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 4월 28일 환자기본법이 제정돼 2027년 4월 29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며 “법의 취지가 환자의 실제 삶에서 구현되려면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와 함께 환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캠페인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조사에서는 환자·가족과 일반인 모두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는 데 85% 이상 동의했다. 그러나 두 집단이 먼저 떠올리는 환자의 모습은 달랐다.

환자·가족의 60.5%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더라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경증 상태까지 환자로 인식했다. 반면 일반인의 51.2%는 일상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중증 상태를 환자의 모습으로 먼저 떠올렸다.

이 이사는 “겉으로 건강해 보이거나 일상을 이어가는 환자도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다”며 “환자를 병원 안의 중증 환자로만 떠올리는 시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명 중 6명 “사회생활·직장·학교에서 불이익” 경험

환자가 겪는 경제적·심리적 어려움과 학교·직장 등에서의 불이익에 대해서는 일반인도 높은 수준으로 공감했다. 다만 당사자인 환자·가족과 비교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환자·가족에게 실제 경험을 물은 결과, 60.3%가 한 가지 이상의 어려움이나 불이익을 겪었다고 답했다. 대외관계 및 사회생활이 40.2%로 가장 높았고 직장·채용·승진 26.7%, 학교·학업 22.3% 순이었다.

이 이사는 “환자의 어려움이 치료 과정에만 머무르지 않고 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결과”라며 “환자 지원도 치료 접근뿐 아니라 일상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환경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환자를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는 응답은 환자·가족 33.2%, 일반인 28.0%에 그쳤다. 환자가 지원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응답도 각각 38.3%와 30.2%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치료 지속, 정보 접근, 불이익 방지 등 지원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두 집단 모두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이 이사는 이를 두고 “무엇이 필요한지는 알고 있지만 현실이 기대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돈만으로는 부족…학업·직장 복귀 환경도 필요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사회적 지원으로는 환자·가족과 일반인 모두 의료비·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을 첫 번째로 꼽았다. 다만 환자·가족은 일반인보다 직장과 학교에서의 배려, 질환 정보 제공, 인식 개선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요구했다.

이 이사는 “당사자에게는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학업과 일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 정확한 정보, 환자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 정책에 환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은 환자·가족 91.2%, 일반인 75.2%였다. 두 집단 모두 필요성에는 동의했지만 응답률은 16.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사회적 안전망을 둘러싼 일반인의 인식에서도 간극이 확인됐다. 일반인의 76.8%는 환자 지원이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데 동의했지만,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32.6%에 머물렀다.

이 이사는 “안전망이라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책임을 함께 나누는 데에는 아직 인식의 간격이 있다”며 “환자 지원은 특정한 사람만을 위한 혜택이 아니라 누구나 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일은 특별한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함께 만드는 일”이라며 “어쩌면 환자의 이야기는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캠페인 통해 환자 공감, 참여와 행동으로 확산

한편 최인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전무는 이번 공동캠페인을 환자에 대한 인식을 구체적인 참여와 행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캠페인은 ‘듣기(Listen)’, ‘이해하기(Understand)’, ‘함께하기(Act Together)’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향후 현장 참여와 캘리그라피·필사 챌린지, 인스타그램·링크드인 콘텐츠 공유 등 온·오프라인 참여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 전무는 “환자는 치료의 대상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라며 “이번 기자간담회는 조사 결과를 알리는 자리를 넘어 더 많은 사회적 공감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캠페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은 ‘@withpatients_kr’이며,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공동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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