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호산구성천식 환우회, 국회 앞 시위
호흡곤란을 견디는 중증호산구성천식 환자들이 치료비 부담을 줄여달라며 국회 앞에 섰다. 효과적인 치료를 알고도 비용 때문에 투여를 미루거나 중단하는 데다, 급여기준을 충족하려면 급성 악화를 반복해야 한다는 호소다. 환우회는 지난해 산정특례 지정을 신청했지만 구체적인 검토 경과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심의 여부와 일정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한국 중증호산구성천식 환우회(KSEAPA·회장 박영덕)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피켓 시위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산정특례 적용 검토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줄 제도적 보호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생물학적 제제 급여기준도 개선해달라는 요구다.
일상부터 가계 수입까지 흔드는 호흡곤란
중증호산구성천식은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와 추가 조절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급성 악화가 발생하는 중증·난치성 질환이다. 환자들은 지속적인 호흡곤란과 천명, 수면장애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증상이 악화되면 응급실 방문과 입원을 반복하게 된다.
환우회가 제시한 조사에서 중증 천식 환자의 90.5%는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는 응답은 60.0%, 가계 수입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49.5%였다.
환우회는 이 같은 결과가 중증 천식의 부담이 호흡기 증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질환으로 일상적인 활동과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고, 가계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제제 치료율, 한국 12.8%
환우회는 생물학적 제제가 중증 천식 치료 효과가 높고 스테로이드보다 부작용이 적어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높은 본인부담률을 포함한 제도적 장벽으로 실제 사용률이 주요국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환우회가 제시한 2025년 국가별 자료에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환자의 생물학적 제제 치료율은 한국이 12.8%였다. 캐나다는 30.2%, 영국은 52.9%, 일본은 72.9%, 프랑스는 88.2%로 제시됐다.
환우회는 환자들이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를 알고도 높은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투여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보호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영덕 회장은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은 매일 숨이 막히는 고통을 견디면서도, 치료비 걱정까지 함께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학적 제제를 맞으면 숨 쉴 권리와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지만, 한 번 치료받을 때마다 발생하는 막대한 치료비 탓에 다음 치료일이 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라고 했다.
악화 반복해야 열리는 치료 기회
환우회는 치료비와 함께 생물학적 제제 급여기준도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현행 기준이 연 3~4회 급성 악화 발생 등 조건을 요구해,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에 접근하기 위해 악화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반복적인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찾더라도 급여기준에서 요구하는 악화 횟수 등을 충족해야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우회는 환자들이 악화를 반복하지 않고도 필요한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회장은 “환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실을 오가고, 악화를 반복하며, 치료를 포기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청 이후 “심의 일정도 불분명”
산정특례 적용 요구도 재차 제기했다. 정부는 중증·난치질환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정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질환의 적용 요구를 수시로 받고 있다.
환우회는 중증호산구성천식에 대해 지난해 산정특례 지정을 신청했고, 별도 질병코드 기반 자료도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구체적인 검토 단계와 진행 경과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정특례위원회 심의 여부와 일정 역시 분명하게 안내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우회는 치료비 부담으로 투여를 미루거나 중단하는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산정특례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그 진행 상황도 명확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숨을 쉬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 때문에 다시 숨이 막히는 현실에서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개인의 삶이 무너진 뒤에 마련된 대책은 대책이 될 수 없다. 중증호산구성천식의 산정특례 적용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