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치료제 선택지 확대는 환자들 생존…복지부·제약사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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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 치료제 선택지 확대는 환자들 생존…복지부·제약사 도와달라"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6.10.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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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보호자 환자샤우팅카페에서 호소…“무너진 일상, 치료제 선택할 기회 절실”
환아 부모 정찬희 씨 “수영선수 꿈꾸는 로운, 스텔라라의 소아 허가와 급여 소망” 
김정은 환우회장 “스카이리치 급여 선택 아닌 필수…협상 포기 제2 옴보 사태 두려워”
전문가들, 현장 울림에 자성…“난치질환 치료제 급여화, 제약사와 정부 적극 나서야”

크론병 환자와 가족이 겪는 무너진 일상과 치료제 급여 확대 절실함이 공개 자리에서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6일 저녁 서울대 보건대학원 1층 강당에서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6일 저녁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당에서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16일 저녁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당에서 제27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이번 행사는 ‘크론병 환자의 치료제 접근’을 주제로 환아 부모와 환자의 고충을 전달하고 전문가의 해법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크론병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증상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어 장기적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 환자는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효과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첫 샤우팅에 나선 정찬희 씨는 11세 크론병 환아(정로운)를 키우는 아버지 심정을 진솔하게 소개했다.

정찬희 씨는 "로운이는 크론병 중등도 환자이다. 만 5세인 2021년 11월 첫 증상이 시작됐고 다음해 크론병 확진을 받아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소아 크론 환자의 사용 가능 치료제는 레미케이드와 휴미라 등 항-TNF 계열 치료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부모로써 가장 두려운 것은 지금의 약이 내성이 생겨 아이의 염증을 잡아주지 못하면 다음에는 어떤 약으로 치료해야 하느냐이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적다는 것은 하나의 약이 효과를 잃을 때 아이에게 남은 치료 기회도 그 만큼 줄어든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환자 부모 정찬희 씨, 치료제 선택권 확대, 소아환자 일상 회복 기초적 치료 조건

그는 "로운이는 수영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치료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로운이 뿐만이 아니다. 크론 환아들에게 치료제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크론병은 아이들의 일상과 가족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환아와 가족의 어려움을 울먹이며 전달했다.  

크론병 환아 부모인 정찬희 씨는 로운이의 수영 선수 꿈을 지속할 수 있도록 치료제 선택지 확대를 간절히 호소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크론병 환아 부모인 정찬희 씨는 로운이의 수영 선수 꿈을 지속할 수 있도록 치료제 선택지 확대를 간절히 호소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정찬희 씨는 "저희가 바라는 것은 하나이다. 치료제 선택권 확대는 아이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기초적이고 중요한 치료 조건이다. 일본은 올해 8월 스텔라라를 2세 이상 크론병 환자에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고, 10월 약가기준에 등재되어 치료 접근성을 확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소아와 청소년 환자들에게도 스텔라라 적응증 확대 허가와 급여화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은 한국 얀센이 국내 허가 공급 업체로 성인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암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고, 성인 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아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암 환자에게는 아직 식약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환자샤우팅 자문단으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환아와 가족 외침에 공감했다.

자문 맡은 전문가들, 소아 적응증 허가 공감 “제약사 신청하면 식약처 신속한 허가 기대”

경상대 약대 배은영 교수는 "왜 소아 적응증 허가가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제약사 신청하면 식약처가 심의를 통해 적응증 허가를 정한다. 급여 문제도 제약사 신청 범위 내에서 보건복지부가 심의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자문단으로 참석한 전문가들 발언 모습. 왼쪽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 경상대 약대 배은영 교수,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이날 자문단으로 참석한 전문가들 발언 모습. 왼쪽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 경상대 약대 배은영 교수,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는 "제약사 신청을 원칙으로 복지부 직권과 전문학회 신청 등으로 급여 신청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인정할 수 있는 근거자료이다. 소아용 의약품은 특례가 있다. 적응증 확대도 소아 특례가 필요하다"며 "그동안 숫자와 문자로 소아 질환을 인식해 왔는데 죄송하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식약처의 스텔라라 소아 적응증 확대 허가를 기대한다. 식약처장이 희귀난치성 질환 약제의 신속한 허가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제약사가 신청하면 식약처가 허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 샤우팅은 크론병 환자인 김정은 크론가족사랑회장의 외침이다.

김정은 회장은 2007년 크론병 진단 후 20년 동안 크론병과 함께 살아온 환자이다.

그는 "크론병은 복통과 설사 등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만성 염증성장질환이다. 질환이 악화되면 장 협착이나 누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고 수술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만으로 크론병이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외출할 때 목적지보다 화장실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회의나 모임에서도 언제 화장실 가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며 크론병 환자들이 겪는 일상의 어려움을 피력했다.

김정은 환우회장, 환자별 약제 반응 달라…자신에게 맞는 치료제 선택 기회 소망

김정은 회장은 "환우회에는 2004년 초등학교 6학년때 크론병을 진단받아 보험급여가 되는 모든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환자가 있다. 레미케이드와 휴미라, 킨텔라스 등 5개 표적치료제를 사용했음에도 효과 부족이나 부작용으로 치료제를 계속해야 변경해야 했다. 결국 선택지가 없어지면서 두 가지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며 2달에 한 번씩 약 200만원 상당한 비급여 의료비를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환우회장은 크론병 환자들이 겪는 일상과 치료 현실과 한계를 진솔하게 전달하면서 치료제 선택지 확대를 위한 정부와 제약사의 협조를 당부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김정은 환우회장은 크론병 환자들이 겪는 일상과 치료 현실과 한계를 진솔하게 전달하면서 치료제 선택지 확대를 위한 정부와 제약사의 협조를 당부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그는 "기존 치료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효과 감소로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는 질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제가 국내 허가되더라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선택지로 남게 된다"고 전했다.

김정은 회장은 "스카이리치 건강보험 적용이 시급하다. 최근 스카이리치와 같은 IL-23 억제제 계열의 다른 성분 치료제인 트렘피아에 건강보험이 적용된 것은 감사한 일이다. 문제는 같은 계열 치료제라도 성분이 다르고 환자마다 치료 반응과 부작용이 다를 수 있다. 크론병 환자들에게는 트렘피아 뿐 아니라 스카이리치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는 미국 에브비가 개발한 생물학적 제제로 식약처에서 2023년 11월 만성 건선과 크로병 등의 적응증 허가를 받았다. 건강보험 급여 관련 올해 10월 현재 크론병 치료용 600mg 및 360mg 제품은 급여 등재 신청으로 급여 적정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김정은 회장은 특히 국내 출시가 포기된 옴보 사태를 환기시켰다.

2024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인 옴보(성분명 미리키주맙)는 정부와 제약사 이견으로 국내 출시가 무산됐다.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제약사 평가금액 이하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급여 적정성을 판단했지만, 제약사는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국내 출시를 포기했다. 옴보 치료제 식약처 허가 신청 제약사는 한국릴리이다.

김정은 회장은 "하나하나의 새로운 치료제 선택지가 환우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약제 급여를 논의하는 제약사와 정부에게 다시 강조해 말씀드리고 싶다. 옴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스카이리치 건강보험 급여에 대해 환자를 중심에 놓고 보험급여의 장책적 의사결정을 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특정 크론병 치료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를 선택하고, 그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이다. 평생 질환을 관리해야 하는 크론병 환자들이 치료 선택지 부족이나 경제적 부담으로 필요한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의 관련 기관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재차 호소했다.

배은영 교수, 비용효과 평균 아닌 환자 전부의 문제-안기종 대표 "옴보 사례, 우려와 두려움 적극 대응“

환자의 외침을 경청한 자문단 전문가들은 자성하는 자세를 보였다.

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 사회로 진행된 환자샤우팅카페에는 환자단체와 보건단체, 보건대학원생 등 참석해 크론병 환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 사회로 진행된 환자샤우팅카페에는 환자단체와 보건단체, 보건대학원생 등 참석해 크론병 환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보험 약가제도 전문가인 배은영 교수는 "마음이 복잡해진다. 건강보험 약가 연구자로 임상시험 자료와 효과, 비용 등을 판단한 연구자이다.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평균이 아닌 환자 전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무겁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배 교수는 "스카이리치 치료제는 급여가 오래 걸릴 약은 아니다. 다른 나라 비용을 살펴봤다. 건선에 사용된 약이라도 신약처럼 평가받는다. 대체 가능한 약 비교와 효과 우월성 등을 먼저 본다. 비용 분석을 통해 높은 약가를 주장할 수 있고, 우월하지 못하면 평균가로 비교한다. 그 과정은 복잡하지 않다. 10월 약평위에 못 올라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세한 것은 모르나 제약사에 추가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의 적극적인 협상과 자료 제출이면 (보험급여)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전문가로서 소신을 피력했다.

박성민 교수는 "가급적 신속과 비용 효과적이라는 말은 상충된다. 저용량 건선 급여, 고용량 크론병 비급여 상태로 안다. 아마도 제약사는 높은 가격을 원하고 정부는 적정한 가격을 두고 협상하고 있어 급여 과정이 늦어지는 것으로 의심된다. 국내 약가 제도는 물질 용량 중심과 적응증 중심이 혼재되어 있다. 100mg 건선 적응증 보험약가가 100원이면, 200mg 크론병 약가는 200원이 아닌 그보다 낮을 수도 있다"고 보험 약가 진행 과정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크론병 환자들은 옴보 사례가 반복될 것을 우려한다. 약은 이미 허가를 받았는데 급여는 안되고, 제약사는 약가 협상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환자들만 피해를 입는다. 환자들이 느끼는 우려와 두려움은 치료제 선택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선협회와 함께 정부와 제약사를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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