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회 “약사도 연루됐는데 한약사만 공격”…약사회에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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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사회 “약사도 연루됐는데 한약사만 공격”…약사회에 정면 반박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11.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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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억원대 필로폰 제조 사건 공방…약사회 “면허범위·판매 관리체계 개선해야”
한약사회 “불법 유통과 일반약 판매 자격은 별개…직역 전체 책임 안 돼”
양측 모두 철저한 수사·엄정 처벌 촉구…위법 회원 징계 방침도
[사진=대한약사회·대한한약사회]
[사진=대한약사회·대한한약사회]

감기약 63만여정이 필로폰 제조에 악용됐다는 언론보도를 계기로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약사회가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약사회가 한약사의 면허범위와 의약품 판매 관리체계 개선을 요구하자, 한약사회는 약사도 연루된 사건을 한약사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양측은 의약품 불법 유통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한약사의 업무범위와 일반의약품 판매 제한 문제로 연결하는 데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대한한약사회(회장 임채윤)는 4일 성명을 내고 “시가 42억원 상당의 필로폰 제조 사건에 약사 2명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한약사만을 겨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며 대한약사회를 비판했다.

전날 약사회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약사의 면허범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판단과 관련 약사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한 데 대한 반박이다.

“약사 연루에는 침묵…개인 범죄를 면허제도 문제로 확대”

한약사회는 약사회가 같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약사들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 제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한약사가 연루되면 면허제도 전체의 문제이고, 약사가 연루되면 개인의 일탈인가”라며 “범죄의 중대성마저 직역에 따라 달리 판단하는 이중잣대는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단체의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규명해야 할 핵심은 의약품 공급 주체와 경위, 마약 제조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인지 여부, 유통 과정의 위법행위라는 입장이다.

한약사회는 “범죄에 악용된 의약품의 불법 유통 문제와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 자격은 명백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개인의 범죄를 특정 면허제도 전체의 문제로 둔갑시키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루 회원에 대한 징계 방침도 재확인했다.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엄중히 징계하겠다는 것이다.

한약사회는 “의약품이 마약 제조에 악용될 것을 알면서도 공급했다면 약사든 한약사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범죄에는 직역의 구분이 없으며, 누구도 그 책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약사회 “감기약 대량 판매, 관리·감독 책임까지 규명해야”

앞서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한약사의 면허범위와 의약품 판매 관리체계의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밝혔다.

약사회가 인용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당 한약사는 감기약이 마약 제조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슈도에페드린 성분 의약품 63만여정을 대량 판매해 필로폰 제조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약국 실장의 무자격 의약품 판매 혐의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약국 외 판매와 무자격자 판매 등 관련 위법행위뿐 아니라 약국개설자의 관리·감독 책임까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한약사의 면허범위 밖 일반의약품 판매와 약사·한약사 간 교차고용에 따른 업무범위 문제에 대해 복지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며 “이번 사건은 이러한 요구가 단순한 직역 간 갈등이 아니라 국민의 의약품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같은 약사법 놓고 엇갈린 해석…국감 답변도 각각 제시

양측은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둘러싼 법적 근거와 정부 답변도 각각 제시했다.

약사회는 약사법 제2조제2호가 한약사의 업무범위를 한약과 한약제제에 관한 약사(藥事)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제처 역시 이러한 업무범위 구분이 약사법령 전체의 해석지침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는 게 약사회의 주장이다.

2023년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당시 복지부 장관이 “항히스타민제나 경구피임약은 한약사의 면허범위에 들어간다고 볼 수 없다”고 발언한 점도 들었다.

이를 근거로 약사회는 복지부에 이번 사건에 사용된 슈도에페드린 성분 일반의약품이 한약사의 면허범위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면허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어떤 관리·감독과 행정조치를 취했는지도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한약사회는 약사법 제20조가 약사와 한약사 모두에게 약국 개설 자격을 부여하고, 제50조제3항이 약국개설자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현행법상 판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현행법상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복지부가 약사와 한약사 모두 약국개설자로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서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에도 현행법상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는 게 한약사회의 설명이다.

한약사회는 “자신들이 추진하는 법안의 국회 검토 과정에서조차 확인된 사실을 외면하면서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문제 삼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약사회 “업무범위 법안 처리”…한약사회 “불법 유통 공동 대응부터”

약사회는 국회에 서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14577)의 조속한 심사와 통과를 요구했다.

약사회는 이 법안이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 약사를 고용해 개설자의 면허범위를 벗어난 업무를 수행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국 운영과 관리 책임을 개설자의 면허범위에 맞게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약제제를 명확히 구분하고, 면허범위 밖 일반의약품 판매에 대한 실효성 있는 관리·처분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의약품 불법 유통과 무자격자 판매에 대한 감독 강화도 촉구했다.

이에 한약사회는 특정 직역의 권리 제한보다 의약품 유통질서 전반의 개선과 오남용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우선이라고 맞섰다. 창고형 약국의 의약품 대량 판매와 가격 경쟁에 따른 오남용 우려에 대해서도 약사회가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약사회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연루 회원의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가능한 가장 엄중한 징계를 내리겠다고 밝히면서, 의약품 대량 유통·판매 과정의 불법 유출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을 제안했다.

한약사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에는 한약사와 약사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중한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직역을 초월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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