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 다케다 출신 브래드 에드워즈
희귀질환 사업 확대 전망
24년 동안 한국룬드벡을 이끌어 온 오필수 대표가 정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국 법인 설립 초기부터 회사를 이끌며 신경계 질환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킨 그는 지난달 말 대표직에서 퇴임하며 긴 경영 여정을 마무리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필수 한국룬드벡 대표는 정년(65세)에 따라 올해 3월을 끝으로 대표직에서 퇴임했다. 2002년 한국룬드벡 출범과 함께 대표로 취임한 지 24년 만이다.
오 대표는 덴마크계 다국적 제약사 룬드벡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던 초기부터 법인 설립을 주도했다. 첫 사무실 마련부터 인력 채용, 제품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직접 챙기며 회사의 기틀을 다졌다.
룬드벡은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분야에 특화된 글로벌 제약사다. 오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항우울제 ‘시탈로프람’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한 뒤 후속 제품 ‘렉사프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렉사프로의 시장 확대는 한국룬드벡의 성장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CNS 치료제를 잇따라 도입하며 신경계 질환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한국룬드벡은 국내 CNS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며 2024년 기준 연매출 700억원을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오 대표는 단순한 CNS 치료제 전문 기업을 넘어 신경계 희귀질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해 왔다.
그는 편두통 예방 치료제 ‘바이엡티’와 드라벳 증후군,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등 발달성 및 뇌전증성 뇌병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벡시카세린’의 국내 도입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가운데 편두통 치료제 바이엡티는 현재 국내 허가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치료제가 도입될 경우 희귀 신경질환 치료 영역에서도 룬드벡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대표는 회사 성장뿐 아니라 조직 문화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한국룬드벡은 글로벌 조직문화 평가 기관인 GPTW(Great Place to Work)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대한민국 부모가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등에 선정됐고 ESG 인권경영 인증도 받았다.
또 오 대표 개인 역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로 선정되는 등 경영 성과와 조직 문화 개선 노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오 대표는 퇴임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년 뒤 룬드벡은 신경계 희귀질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신약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의 뒤를 이어 한국룬드벡을 이끌 신임 대표로는 브래드 에드워즈(Brad Edwards)가 선임됐다.
에드워즈 대표는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경영 전문가다. 판매와 마케팅, 사업 전략, 경영 총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한국룬드벡 대표로 선임되기 전에는 다케다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신흥시장 혈장 사업을 총괄했다. 이 기간 동안 사업 확장과 혁신 전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이전에는 샤이어(Shire)와 화이자(Pfizer)에서 근무하며 호주와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 경험을 쌓았다.
업계에서는 새 대표 체제에서 한국룬드벡이 희귀질환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NS 치료제 중심의 기존 사업 기반 위에 희귀 신경질환 치료 영역을 강화하며 국내 시장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필수 대표가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룬드벡의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희귀질환 중심의 성장 전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새 대표가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브래드 에드워즈 신임 대표는 오 대표가 구축한 사업 기반과 조직 문화를 토대로 희귀질환 사업 확대와 신제품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