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약가인하 이유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 높아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 호르몬 치료제 파슬로덱스(성분 풀베스트란트)가 오는 8월 1일자로 가산 기간이 종료되면서 국내 잔류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슬로덱스는 최근 열린 약제평가심의위원회 테이블에 올랐으나 가산 기간 연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오는 8월 1일부로 동일 성분 제네릭인 보령의 풀베트, 한국코러스의 엘브라칸주와 같은 28만 8194원에 약가를 책정받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약제 가산 연장 여부를 판단할 때 △임상적 유용성 △시장 내 대체 가능성 △환자 접근성 △공급 안정성 △재정영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파슬로덱스는 이중 대체 약제의 존재가 연장 종료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슬로덱스의 가산 기간 연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한국 시장의 잔류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약가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대형 품목이었던 당뇨치료제 포시가(성분 다파글리플로진) 철수에 이어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넥시움(성분 에스오메프라졸)의 철수를 결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슬로덱스의 약가 인하를 두고 실제 회사측은 시장 철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 후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원개발사가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의료현장의 혼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버랩되는 글리벡 사태…제약기업, 윤리적 책임 잊지 말아야
파슬로덱스는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로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치료제라는 점에서 제약사의 윤리적 책임 문제를 짚을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이번 사안이 2000년대 중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성분 이매티닙)의 약가 인하 갈등을 떠올리게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당시 노바티스는 정부의 약가 인하 결정에 반발해 한국 시장에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환자들이 거리로 나와 글리벡의 공급을 외치면서 길고 길었던 정부와 노바티스의 약가 협상은 결국 '약가의 조정'과 '공급 유지'로 결정됐지만 그 사이 환자들이 겪은 불안과 고통은 여전히 기억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환자단체의 중심인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설립됐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공동대표는 "제약사는 공공재를 다루는 기업으로 이윤만이 아닌 환자의 생명권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면서 "특히 필수의약품과 같은 치료제는 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하더라도 환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