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증원 3662~4200명 가닥…정부추계에 의협 “의료 붕괴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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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증원 3662~4200명 가닥…정부추계에 의협 “의료 붕괴 되풀이”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6.01.30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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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보정심, 5차 회의서 '공급모형 1안' 중심으로 논의
의대 증원 상한 검토 속 의정 갈등 재점화 양상

정부의 의사인력 양성 추계 결과가 최소 3662명에서 최대 4200명 수준으로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의사단체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논의 방식과 결과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정례브리핑 자료를 통해 지난 1월 27일 열린 제5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히 항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오후 4시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5차 보정심을 열고, 2037년 기준 의사인력 부족 규모를 산출하기 위한 추계 모형을 논의했다. 앞선 회의에서 6개였던 수요·공급 모형을 3개로 줄이고, 공급 추계의 경우 의사 신규 면허 유입과 사망 확률을 적용한 공급모형 1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5차 회의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지난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5차 회의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복지부는 또 지난 22일 열린 ‘의사인력 양성 관련 전문가 공개 토론회’와 23일 개최된 ‘보정심 의사인력 확충 태스크포스(TF) 회의’ 논의 결과를 이번 보정심에 보고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의사인력 부족 문제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교육·수련 여건을 고려한 증원과 지역·필수의료 중심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계는 임상의사가 수급 추계에 직접 참여해 임상 현장 경험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보정심 논의 결과, 공급모형 1안을 적용할 경우 2037년 의사인력 부족 규모는 4262명, 4724명, 4800명으로 추계됐다. 다만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의대가 없는 지역의 의대 신설 등을 통해 충원할 인력 600명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실제 의사인력 증원 논의 범위는 3662명에서 4200명 수준으로 정리됐다.

보정심은 또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고 있는 의과대학 교육 여건을 고려해, 의과대학별 증원 비율 상한선을 적용하되 국립의대와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상한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의사인력 양성 규모는 29일 의료혁신위원회에서 전문가 자문을 거쳐 다음 주 보정심에 다시 보고될 예정이다. 보정심 위원장인 정은경 장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의대 정원 숫자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의사인력 확충을 위한 종합적인 개선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회관 전경. [사진=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회관 전경. [사진=대한의사협회]

이에 대해 의협은 보정심의 논의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았다. 의협은 “정책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를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비전문가가 다수인 보정심에서 단순 다수결로 결론을 내리는 방식은 2년 전 의료현장 붕괴를 초래했던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특히 의사수급 추계위원회가 수요 예측뿐 아니라 공급 추계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자료를 보정심에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제안은 최소한의 참고자료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며 “이를 근거로 증원 규모를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의대 교육 여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의협은 “현재 예과 과정은 대학에 따라 기존 정원의 4배에 달하는 학생들이 동시에 수업을 듣고 있으며, 본과 과정에 대한 대비도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원 변화는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대학별 여건에 대한 정밀 조사와 지역·임상과목별 수급 추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재차 내놨다.

의협은 “현재 보정심 논의는 과거 2000명 증원을 강행했던 당시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며 “합리적 대안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다수의 힘으로 결정을 밀어붙이려는 모습에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가 의견이 다수에 의해 배제되는 보정심의 구조와 논의 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의사인력 증원 규모를 구체화하는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 의대교수협의회 등 의료계 전 직역에서 정부 주도 추계 결과에 대한 불신과 반론이 이어지면서 의정 간 긴장 국면은 다시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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