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호스피탈리스트와 병원의학과 트랙 신설을 꿈꾸며 시작한 입원전담전문의들에게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전공의법 시행 이후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에 따른 입원환자 의료인력 공백 개선을 위해 2015년 시범사업과 2021년 본사업 전환을 거쳐 11년째를 맞이했다.
보건복지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사실상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더보이스]가 입수한 입원전담전문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복지부에 신고한 입원전담전문의 인원은 310명이다. 이는 3개월 전 2025년 12월말 364명에서 54명이 줄어든 수치.
시범사업과 본사업 모든 기간을 합쳐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 축소이다.
의료질평가지원금 평가지표와 상급종합병원 평가지표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항목이 삭제되면서 이미 예견된 결과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그리고 복지부 모두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병원도 실리를 추구한다. 'IN-PUT' 대비 'OUT-PUT'이 떨어지면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
힘들게 채용했지만 낮은 수가에 더해 상급종합병원 유지와 의료질평가지원금에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입원전담전문의는 경영 효용성이 떨어지는 의사 직종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입원전담전문의 추락은 복지부와 병원의 합작품이다.
'채용이 어렵다', '연봉이 높다' '규제를 완화해달라' 등의 상급종합병원 목소리에 복지부가 화답하며 평가 항목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본사업은 복지부 신뢰와 직결된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2021년 본사업으로 전환된 이후 복지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검토로 일관했다.
또한 팬데믹과 의료사태를 거친 후 대형병원을 보건의료 제도개선 동력으로 여기며 병원장 목소리를 반영한 당근책으로 일관했다.
중증 입원환자를 책임지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라는 공든 탑이 흔들거려도 개의치 않았다.
복지부 입장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는 전체 보건의료 정책의 일부분일지 모른다.
하지만 간과한 점이 있다.
미세한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문제가 생기면 몸 전체에 이상이 생긴다. 거대한 댐은 균열과 작은 구멍으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사라지면 빈 자리를 전공의와 임상교수가 대신할 수 있을까.
의료사태 이후 삶의 질을 중시하는 달라진 젊은 의사들과 임상교수의 아우성이 불보듯 뻔하다.
중증 입원환자를 책임지는 의사가 누구인가라는 원론적 질문에 복지부와 대학병원은 답해야 한다.
서울지역 대학병원 입원전담 진료교수는 "얼마전 수도권 대학병원 입원전담 진료교수로부터 병원을 떠나게 됐다는 말을 들었다. 누구보다 입원환자 치료에 헌신한 전문의가 왜 그만둬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실리에 치중한 병원도, 방관하는 복지부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입원전담전문의 310명조차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밤낮으로 병동을 지키며 중증 입원환자를 지키는 전담 의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자의반, 타의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떠난 54명의 전문의와 남아있는 310명의 입원전담전문의 모두 답답함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전공의 5년차라는 수모를 겪으면서 오랜 시간을 버티고 모든 직역을 포용한 입원환자 중심의 팀 진료체계 마련을 위해 발버둥 치는 입원전담전문의 노력과 헌신을 복지부와 병원 모두 외면해선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