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약가연동 인하 시점 4월·10월 정례화…차액 환급 근거도 신설
정부가 제네릭 등 산정대상 약제의 상한금액 산정률을 낮추고, 동일제제 등재 품목 수가 많은 경우 추가 약가 인하가 적용되도록 약가 산정기준을 손질한다. 반면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해서는 지정기준선을 높이고 정책가산을 신설해 안정적 공급 지원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7월 13일까지이며, 시행예정일은 오는 8월1일이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다. 복지부는 "약제 상한금액 산정·조정 및 가산 기준을 개선하고, 퇴장방지의약품 지원을 강화하며, 사용량-약가 연동과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약가 인하 주기를 정례화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기본 산정률 53.55%→45%…품목 수 기준도 19개서 12개로
개정안의 핵심은 산정대상 약제의 약가 기준 조정이다. 우선 최초 2개 이상 등재되는 동일제제의 산정 구간이 ‘최초 2개 이상’에서 ‘최초 2개 이상 12개 이하’로 바뀐다. 이 구간에서 적용되는 산정률은 기존 53.55%에서 45%로 낮아진다.
기준요건 충족여부에 따른 산정률도 함께 조정된다. 구체적으로는 45.52%는 36%로, 38.69%는 29%로 낮아지고, 59.5%는 56%, 50.58%는 45%로 바뀐다.
계단식 약가 품목 수 기준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19개, 20개 등이 기준으로 활용됐지만 개정안은 이를 각각 12개, 13개로 낮췄다. 동일제제 등재 품목 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더 낮은 기준이 적용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신청제품과 이미 등재된 동일제제의 합이 14개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가산기간 종료 후 산정금액의 85%로 상한금액을 산정하도록 했다. 가산기간 이후 등재되는 제품은 최초 고시 시행일부터 이 기준이 적용된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고 동일제제 과다 등재에 따른 약가 관리를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혁신형·수급안정 기업 가산 재정비…항생주사제·소아약도 지원
가산제도도 개편된다. 혁신형 제약기업 제품은 산정금액에 60/45 기준의 가산이 적용된다. 준혁신형제약기업이나 수급안정 선도기업 제품은 50/45 기준의 가산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준혁신형제약기업’과 ‘수급안정 선도기업’ 정의도 새로 뒀다. 준혁신형제약기업은 혁신형 제약기업에 준하는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서 복지부장관이 별도로 지정하는 기업이다.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등재 약제 중 퇴장방지의약품 비율 또는 등재 약제 연간 청구액 중 퇴장방지의약품 청구액 비율이 20% 이상인 기업으로 규정됐다.
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이나 원료직접생산의약품에 대한 가산도 정비된다. 원료직접생산의약품은 품목허가권자가 자신의 제조소에서 화학적 변형 단계가 포함되도록 원료를 합성한 의약품으로 정의됐다.
항생주사제와 소아용의약품에 대한 별도 가산 근거도 신설됐다. WHO ATC 코드 기준 전신용 항감염제 중 주사제인 항생주사제, WHO 소아용 필수의약품 목록에 내복제로 등재된 소아용의약품 등이 대상이다. 다만 해당 약제를 직접 생산하고, 동일 투여경로·성분·제형 제품의 회사 수가 신청 회사를 포함해 3개 이하인 경우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산기간 연장도 손질…국내 생산·소수 공급 품목 고려
가산기간 관련 기준도 바뀐다. 일부 가산 제품의 가산기간은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조정된다. 가산기간이 지난 뒤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가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등재된 동일 투여경로·성분·제형 제품의 회사 수가 3개 이하인 경우에는 4개사 이상이 될 때까지 가산 유지가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가산 기산일로부터 4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된다.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국가필수의약품, 원료직접생산의약품, 항생주사제, 소아용의약품 등은 가산기간 종료 후에도 요건을 계속 충족하고 동일 제품군 회사 수가 3개 이하이면 4개 이상이 될 때까지 가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량-약가연동 인하 등 매년 4월·10월 시행
사용량-약가 연동과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약가 인하 시점도 정례화된다. 개정안은 약제 상한금액 직권 조정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매년 4월 1일과 10월 1일 시행하도록 했다.
또 직권 조정 발령일이 정례 시행일과 다를 경우, 그 사이 발생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분을 제약사가 공단에 환급하는 조건으로 협상하도록 했다.
예컨대 발령일이 3월 2일부터 9월 1일 사이면 발령 다음 달 1일부터 9월 30일까지의 기간이 환급 대상이 된다. 발령일이 9월 2일부터 이듬해 3월 1일 사이면 발령 다음 달 1일부터 3월 31일까지가 대상이다.
이는 약가 인하 고시 시점과 실제 적용 시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누수를 보완하려는 장치로 해석된다.
퇴장방지약 지정기준선 상향…정책가산 신설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는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지정기준선은 내복제 578원, 내복액상제 최소단위당 44원, 외용제 3080원, 주사제 5783원으로 제시됐다.
동일제제 품목 수 기준도 구체화됐다. 동일제제 등재 품목 수가 2개 이하이면 연간 청구량 비중 제한 없이 지정 대상이 될 수 있다. 3개인 경우에는 지정 대상 품목의 연간 청구량 비중이 40% 이상, 4개 이상인 경우에는 50% 이상이어야 한다.
품목 수 산정 때는 전년도 연간 청구액이 100만원 미만이거나 최근 2년간 생산·수입 실적이 없는 품목은 제외한다. 동일 업체의 등재 품목 수가 2개 이상이면 1개 품목으로 간주한다.
국가필수의약품은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신청과 원가보전 신청을 수시로 할 수 있도록 했다. WHO 필수의약품 목록 등재 성분·제형 약제와 국가필수의약품 등재 성분·제형 약제는 우선 지정 대상으로 검토된다.
감염병 확산, 천재지변, 긴급한 재정·경제 위기 등으로 특정 약제 가격이 급등하거나 공급이 부족한 경우에는 복지부장관이 임상적 필요도, 대체약제 유무, 등재 현황 등을 종합 고려해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원가보전 산식 구체화…안정공급 이행도 등 최대 정책가산
퇴장방지의약품 원가산정 방식도 별첨으로 구체화됐다. 국내 제조 제품은 원료비, 재료비, 노무비, 외주가공비, 제조경비,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 영업외 손익, 적정이윤, 부가가치세, 유통거래폭 등을 반영해 인상검토가를 산정한다.
상품, 즉 수입 의약품은 상품매입액과 매입경비,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 영업외 손익, 적정이윤, 부가가치세, 유통거래폭 등을 반영한다.
정책가산도 신설된다. 정책가산 평가항목은 안정적 공급 이행도, 국가필수의약품, 단독등재의약품, 저가의약품, 국내생산 원료 사용, 전년도 연간 청구금액 5억원 미만, 법정감염병 치료제, 감염병 위기상황 또는 긴급 공급부족 등 예외적 사유가 있는 경우 등이다.
안정적 공급 이행도를 충족하면 3%, 나머지 항목은 각각 1%씩 가산된다. 다만 안정적 공급 이행도는 기존 퇴장방지의약품이 최근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공급중단 보고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된 경우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