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비민주적 발상...권력남용 등 사회적 혼란 가중
불법개설 사무장병원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특사경의 지휘를 주는 법안에 대해 의사협회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사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건강보험 급여 관리·지급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임직원으로 하여금 사무장병원·약국 불법개설 범죄에 한해 특별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해 신속하게 수사를 종결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불법개설 사무장병원·약국을 근절하고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의협은 사무장 병원 단속에 특사경 제도를 도입할 법적 당위성이 없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객관적 지위가 상실될 우려, 여기에 영장주의 위반에 대한 심각한 위반과 정당한 진료권 위축, 특사경 전문성 결여 등의 이유를 들어 개정안에 반대의사를 전했다.
의협은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들에게는 각종 행정조사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의료기관에게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고 보건복지부는 이미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료에 관한 단속 사무를 실시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이어 "불법개설을 막지 못해 발생한 사무장병원을 단속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의료기관을 대등한 계약상대방이 아니라 권력관계에 종속된 상시 감시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사회주의적 건강보험 제도 도입을 넘어 전문가 집단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유린할 수 있는 전체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사무장병원의 만연은 정부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권한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료기관 개설 당시 불법개설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개설을 허가하고 의료생협 등 불법개설의 통로로 악용될 여지가 높은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사무장병원의 근절을 위해서는 불법개설을 사전에 차단할 제도를 정비하고 리니언시 제도 등을 통해 내부고발을 이끌어내는 것이 보다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건강보험법상 단체이자 수가계약의 당사자인 건보공단에게 사법경찰권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초법적인 조사권한을 부여해 법리적 문제가 야기될 뿐 아니라, 건보공단의 행정편의주의적, 관료주의적 태도에 따른 강압적인 현지조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현실에서는 그 문제해결에 있어 더욱 신중한 접근방법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계 입장에서는 최근 발생한 4대 의료악 투쟁사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쟁점"이라며 "오히려 동 개정안으로 인해 권력남용, 기본권 침해 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해당 법안이 발의됐었으나 국회의 문턱을 넘지못해 자동 폐기된 바 있다.
